외인 빼고도 10승 트리오, 이것이 KT 파워다[스경x분석]

김은진 기자 2022. 9. 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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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 소형준, 엄상백. KT 위즈 제공



KT는 올해 외국인 에이스 없이 시즌을 치렀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이끈 윌리엄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2경기밖에 뛰지 못하고 방출됐다. 쿠에바스는 2019년 입단해 2년 연속 두자릿승수를 거둔 투수다. 2021년에는 9승에 머물렀지만 기록에 포함되지 않은 삼성과 타이브레이커에서 7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사실상 10승을 거뒀다.

2020년부터 3년째 함께 하고 있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처음으로 10승 문턱을 밟지 못했다. 2년간 15승, 13승을 거둬 실제 에이스 역할을 했으나 올해는 기복을 보이며 8승에 머물고 있다. 12패로 최다 패전 2위에 올라있다. 쿠에바스가 떠나고 입단한 웨스 벤자민은 평균자책 2.86의 호투에도 득점지원을 받지 못해 3승(4패)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KT는 10승 투수를 3명이나 배출했다. 일찍이 10승 고지를 밟은 고영표(13승), 소형준(12승)에 이어 엄상백이 지난 25일 NC전에서 6이닝 1안타 4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시즌 10승째를 거뒀다.

KT는 지난 3년간 매년 새로운 선발을 내놨다. 2018년까지만 해도 창단 첫해였던 2015년의 크리스 옥스프링(12승) 외에는 한 명도 나오지 않던 10승 투수들이 2019년부터 매년 1명씩 새로 추가되고 있다.

2019년 쿠에바스(13승)와 라울 알칸타라(11승)에 이어 배제성(10승)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국내 투수 10승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쿠에바스(10승)와 데스파이네(15승), 배제성(10승)에 신인 소형준(13승)이 가세해 10승 투수가 4명이나 나왔다. 지난해에는 쿠에바스와 배제성이 각 9승에 머물렀지만 군에서 복귀한 고영표(11승)가 데스파이네(13승)와 함께 10승 기록을 이어갔다.

올해는 엄상백이 더해졌다. 올해 KT는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실질적으로는 국내 투수들이 마운드를 끌어왔다. 불펜에서 출발한 엄상백은 KT가 선발 공백을 한 번도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빼어난 투구를 펼쳐왔다. 전반기 막바지에 배제성이 난조를 겪자 후반기에는 엄상백이 로테이션 한 자리를 완전히 차지하고 있다.

엄상백은 32경기에서 135이닝을 던져 평균자책 3.07을 기록하며 10승을 거뒀다. 32경기 중 21경기에 선발로 나갔고 10승 중 9승이 선발승이다.

올시즌 10승 투수를 3명 배출한 팀은 1·2위인 SSG·LG 외에 KT밖에 없다. 모두 외국인 투수가 중심이 되어있다. 국내 투수만 3명이 10승 이상을 거둔 팀은 KT가 유일하다. 한 팀에서 국내 투수 3명이 10승을 거둔 것은 2018년 두산이 마지막이다. 리그 역사상 최고 팀 타율(0.309)을 기록한 타선이 마운드를 지탱해줬던 그해 세스 후랭코프(18승), 조쉬 린드블럼(15승)과 함께 이용찬(15승), 유희관·이영하(이상 10승)가 나란히 두자릿승수를 거뒀다.

올해 KT는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통받았다. 그럼에도 평균자책 2위(3.49)의 마운드 힘으로 5강 안에서 싸우고 있다. 중심타자가 잇달아 다치고, 외국인 에이스가 빠졌고, 2년간 10승을 거뒀던 붙박이 국내 선발이 보직을 교체하도고 강력한 선발진을 유지하고 있다.

KT는 2019년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투수들의 보직부터 재정리하며 마운드를 확 바꿨다. 그해 6위를 하며 처음으로 순위 경쟁을 했고 2020년 정규시즌 2위로 첫 가을야구를 한 뒤 2021년에는 통합우승을 차지해버렸다. 2022년은 빠른 속도로 올라섰던 KT가 ‘반짝’ 하지 않고 꾸준히 강팀으로 갈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하는 시즌이다.

국내 투수만으로 10승트리오를 내놓은 것은 KT가 가진 가장 큰 힘이다. 정규시즌 1위는 지키지 못했지만 배제성-소형준-고영표-엄상백으로 4년째 새 10승 투수를 배출하며 ‘선발왕국’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끊임없는 부상과 싸움 속에서도 5강에는 안착할 수 있는 힘을 입증해보였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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