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바이오팜 美 자회사, FDA로부터 잇단 ‘개선요구’

김양혁 기자 2022. 9. 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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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의 미국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현지 생산시설에 대한 개선 요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가 현지 제약과 바이오 회사에 품질 개선 등을 목적으로 실사를 실시한 다음 요구 사항을 담은 문서를 발급하는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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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작년 美 FDA로부터 공정 보완문서 3건 수령
美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가 받아…“모두 마무리”
“경고문·리콜 없어…통상적인 정기점검 차원”
업계 “개발 및 생산 일정 차질 불가피할 수도”
지난 2018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뇌전증학회(AES) 연례회의 참가자들이 SK라이프사이언스 부스를 방문해 전시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의 미국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미국 정부의 실사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개선 요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가 현지 제약과 바이오 회사에 품질 개선 등을 목적으로 실사를 실시한 다음 요구 사항을 담은 문서를 발급하는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 해에 3건이나 발급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SK라이프사이언스에 ‘폼(Form) 483′으로 불리는 문서를 3건 발송했다. 2019년 1건을 발송한 이후 2020년 한 건도 없었다가 지난해 세 차례나 발행한 것이다. 폼 483은 미 정부가 사용하는 공문서 형식 번호로, FDA 현장 조사관이 현장 조사 이후 발행하는 문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FDA 실사는 2년마다 실시된다”라며 “2020년에는 실사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없었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FDA에 따르면 실사 과정에서 공장에서 불량이 있을 수 있거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지적 사항을 문서로 작성해 해당 업체에 폼 483을 발송한다. 일종의 ‘경고장’인 셈이다. 문서 양식 번호가 ‘483′이라 폼 483으로 불린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별도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인증받은 적도 없어 미국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해당 문서를 받았다”며 “폼 483은 FDA가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거나, 확인이 필요하다고 할 때 발급하는 단순 표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워닝 레터(Warning letter)가 별도로 있어 폼 483을 경고장으로 볼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SK바이오팜이 내놓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는 우수 의약품 제조와 품질 관리 기준(CGMP) 위반에 따라 지난해 FDA로부터 ‘폼 483′을 세 건 받았다고 돼있다. CGMP는 제조업을 일컫는 ‘manufacturing’이라는 의미가 포함된 만큼 제조 과정 전반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위반으로 시행된 미국 식품의약국(FDA) 집행 조치 건수. 지난해 폼(Form) 483 3건을 받았다고 표기돼있다. /SK바이오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회사 측도 이 공문서가 FDA가 정기 검사에 따른 개선 요구 사항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관련 사안에 대해 즉각 대응해 모두 마무리했다며 생산 차질이나 여파가 없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실질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경고장이나 리콜로도 이어지는데, 현재까지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통상적인 루틴으로 보고 있다”라며 “생산시설이나 연구시설에 대한 실사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SK바이오팜의 미국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는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 판매와 암 표적 치료제 등의 임상 연구개발(R&D)을 맡고 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 /SK바이오팜

하지만 정작 SK바이오팜의 설명과 달리, 폼 483을 경험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당장 드러나는 영향은 없을 수 있지만, 앞으로 내놓을 신약이나 치료제와 같은 제품 생산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에서다. 2018년 대웅제약과 셀트리온 역시 같은 문제에 휘말린 바 있는데 각 업체는 별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주식 시장이 요동쳤다.

해당 문건을 수령해봤다는 국내 제약 업계 한 관계자는 “보완을 요구하는 성격을 지닌 폼 483을 받으면 제품 출시 시기나 생산 일정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라며 “다시 보완해서 허가받았다면 결국 허가를 받은 거지만 예상보다는 늦게 받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 시판 중인 신약이 세노바메이트 1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실제 SK바이오팜은 2019년 FDA로부터 세노바메이트 시판 허가를 받은 뒤 2020년 5월 미국에 제품을 출시해 현재까지 판매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소아 희귀 뇌전증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를 비롯, 항암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카리스바메이트는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b/2상 결과를 기반으로, 2021년 5월 FDA와 임상 3상 협의를 마쳤다. 올해 1월 임상 프로포콜을 제출해 시험에 착수했다. 출시 목표는 2025년이다. 항암연구소를 통한 뇌암 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SKL27969′는 FDA 승인을 받아 임상 1/2상에 착수한 상태로, 2028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굳이 받아도 되지 않아도 될 것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업 입장에서 악재”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은 지난 2016년 FDA 제조 승인을 받고 폼 483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의 ‘Got 483?. NO!’라는 문구를 담은 티셔츠를 입고 내부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만큼 FDA 실사의 벽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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