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처럼 될라'..尹, 비속어 논란에 강경대응..野 "적반하장"
與, 언론사 고발하고 '정언유착' 의혹 제기도
MB 때 광우병 사태 트라우마..언론 환경 피해의식도 작용
野 "독재자의 길 선택" 맹비난..외교·안보라인 교체 요구도
[이데일리 송주오 박기주 배진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비속어 논란에 대한 첫 입장을 밝혔다. 논란에 대한 사과 표명 대신 책임을 언론으로 돌렸다. 국민의힘은 최초 보도한 MBC의 과거 편파보도를 지목하며 허위사실 보도로 경찰에 고발했다. 야권은 “독재자의 길을 선택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외교·안보라인의 교체 요구 등 강경한 태세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관련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했다. 여권도 이에 발맞춰 가짜뉴스로 방향성을 정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초 보도한 MBC를 향해 ‘왜곡보도’를 했다며 비판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MBC 대표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공모공동정범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의 ‘메신저’의 신뢰성을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섣부른 보도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동맹을 폄훼해 국익에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 반박의 핵심이다. 이런 태도는 MBC의 과거 보도까지 들추는 데서 드러난다. 김학용 의원은 지난해 11월 MBC 노조가 발간한 백서를 근거로 편파보도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를 보도한 사례를 언급하며 조작선동했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반응은 이명박 정권 당시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MBC의 광우병 위험성 보도 이후 일명 ‘광우병 사태’를 겪으며 지지율이 급락했다. 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12.1%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권 초기임에도 10%대 지지율 때문에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실했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정부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순방 이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지난 23일 한국갤럽의 정례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8%(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로 전주와 비교해 5%포인트 급락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의 일간 조사에서 역시 지난 20일 36.4%에서 23일 32.8%로 하락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지난 정부 시절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방송을 장악해 불리한 언론 환경이 조성됐다는 피해의식도 깔려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국민 보이스피싱, MBC가 미끼를 만들고 민주당이 낚시를 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박수영 의원도 “말도 안되는 방송을 내보내는 공영방송을 일곱개씩이나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하며 압박했다. 여당 일부에서 민주당과 MBC의 정언유착을 주장하는 것은 이런 인식의 연장 선상에 있다.
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실을 은폐하고 언론을 겁박하는 적반하장식 발언”이라며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한 협박정치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자신의 SNS에 ‘독재자의 길을 선택한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글을 올리며 “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독재자의 길을 택했다”고 날을 세웠다.
‘외교참사’의 책임을 물어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순방 총 책임자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해임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호 제1차장, 김은혜 수석 등 외교·안보 트로이카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오늘까지 결단 안 내리면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내일 외교부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이라면 반이성적 충성경쟁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외교·안보라인 문책과 전면 교체를 야당에 앞서 요구하는 것이 순리”라고 덧붙였다.
송주오 (juoh41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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