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인수로 '토탈 방산·그린에너지 기업' 도약

김동욱 기자 2022. 9. 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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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방산 및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힘을 싣는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한화빌딩 모습. /사진=뉴스1
한화그룹이 방위산업과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시너지를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다. 그룹의 핵심역량과 대우조선해양의 설계·생산 능력을 결합해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글로벌 메이저'로 성장하겠다는 포석이다.

한화그룹은 26일 대우조선해양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거래가 이뤄지면 방산 및 제조, 기계, 수주, 체계종합 등 사업 성격이 유사하고 최근 사업호조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과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및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도 인수에 참여한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로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조선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인 위기로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주요국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통합 방산 생산능력과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디펜스와 오는 11월 합병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양 방산의 강자인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톤급 잠수함 및 전투함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확보한 미래 방산 기술을 민간상선에 적용할 수도 있다.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체계(CMS)를 대한민국 해군 함정에 사실상 100% 공급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이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하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역량도 확보할 수 있다.


에너지 '생산-운송-발전' 밸류체인 구축… "액화천연가스(LNG)는 전 영역으로 사업 확대"


/그래픽=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은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시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조선, 해양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로 자리 잡을 계획이다.

에너지 전환의 '브릿지 기술'로 평가받으면서 최근 가격이 급등한 LNG 분야에서도 대우조선해양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화그룹은 이미 LNG를 미국에서 수입해 통영에코파워가 발전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의 LNG 해상 생산 기술(FLNG)과 운반(LNG운반선), 연안에서 재기화 설비(FSRU)까지 더해지면 향후 수요가 급증하는 LNG 시장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 및 발전사업과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의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의 암모니아 사업 등을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LNG선을 중심으로 한 노후선박 교체수요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의 신규 수요, 선박 발주 증가에 따른 도크 경쟁으로 조선업이 200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제2의 빅 사이클 초입에 돌입하고 있다고 본다.

저가로 수주한 물량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자산가치 재평가를 통해 부실을 해소한 대우조선해양 역시 향후 3년 반~4년간 일감인 288억달러(약 41조원)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여기에 그룹의 방산 수출 확대와 해상풍력 진출, 친환경 에너지 운송 시장 확대 등 새로운 사업이 추가되면 조기에 '턴 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게 한화그룹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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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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