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 2014년 이후 최악, 도로·철도 주변까지 확산"
올해 전국 산림의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실태가 2013~2014년만큼 심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에는 소나무 200만그루 이상이 재선충병에 감염됐다.
녹색연합은 지난 6월부터 육안과 드론 등으로 전국 산림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곳곳에서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가 다수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현장을 확인한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은 “소나무 200만 그루 이상이 재선충병에 걸려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2013~2014년과 비슷하거나 더 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녹색연합은 현재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가 가장 심한 곳은 부산부터 경북 포항시 등 영남 동해안으로, 경북 경주시의 경우 남산 등 세계유산과 문화재보호구역 내에도 재선충병이 확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동해안뿐 아니라 대구나 경북 고령·의성·안동 등 내륙지역을 비롯해 영남 전역에서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가 확인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또 서울춘천고속도로나 철도 중앙선을 따라서 수도권과 강원에서도 소나무재선충병이 급속히 퍼지는 중이라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1988년 소나무재선충병이 국내에 유입된 이후 도로나 철도 주변에서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가 관찰된 적은 거의 없는데 올해는 도로·철도 부근에서도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미향 국회 무소속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 간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한 고사목 현황’을 보면 재선충병으로 인해 고사한 소나무는 2013~2014년 218만3996그루에서 2020년 30만7919그루로 꾸준히 감소 추세였으나 지난해 5월에서 올해 4월 사이 37만8079그루로 다시 증가했다.
녹색연합은 산림청이 밝힌 수치는 지자체들로부터 집계한 것으로, 일선 지자체들은 대부분 손을 놓고 있는 상태여서 제대로 된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림청이 관리하는 국유림은 재선충병 관리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지만, 그외의 사유림과 지자체 소유 산림 등은 거의 방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서 위원은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고 가거나 KTX를 타고 강원, 경북 등으로 가다보면 재선충병에 걸려 붉게 물든 소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며 “일선의 방제 기술사들은 포항, 경주만 해도 감염된 소나무가 산림청에서 밝힌 전국의 재선충병 고사목 수치인 30만여그루를 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가 지난 봄부터 확인됐지만 산림당국과 지방자치단체들은 관망 중”이라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방제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고 주장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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