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입찰' 부당이득 환수 추진..'1사 1필지 입찰제도' 도입
부정 입찰 확인되면 택지 환수 추진..택지 되찾기 어려우면 부당이득 환수 나서기로
300세대 이상 규제지역 택지는 3년 동안 '1사 1필지제' 시행 후 연장 검토키로
정부가 건설사가 위장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를 싹쓸이하는 이른바 '벌떼입찰'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필지의 83.5%에서 의심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벌떼입찰'이 최종 확인되면 해당 택지 환수를 추진하고, 더 나아가 1개 업체만 필지 추첨에 참여하도록 '1사 1필지'를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벌떼입찰' 근절 대책을 26일 발표했다.
'벌떼입찰'은 건설사가 공공택지 추첨에 입찰할 때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페이퍼컴퍼니 등 계열사를 통해 편법으로 입찰하는 행위를 말한다.
앞서 국토부는 2019년~2021년 최근 3년 동안 LH로부터 공공택지를 추첨 공급받은 총 101개사, 133필지에 대해 추첨 참가자격 미달 여부, 택지 관련 업무의 직접수행 여부 등을 중점 점검했다.
그 결과 직접 현장점검을 완료한 10개사 및 서류조사만 실시한 71개사 등 총 81개사 111개 필지에서 페이퍼컴퍼니 의심 정황을 확인했다. 건설사 중 80.2%, 필지 중 83.5%가 '벌떼입찰' 의심사례인 것이다.
특히 불시 현장 점검에서 택지 관련 업무를 소속 직원이 아닌 모기업이나 타 계열사 직원이 수행하거나, 소속 직원 급여를 모기업에서 지급하는 등 택지 확보를 위해 형식적으로 계열사를 설립한 구체적인 정황 등이 적발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계약 당시 입찰용 페이퍼컴퍼니(서류상회사) 등 부정한 방법으로 토지를 이미 취득한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택지를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이번 현장 점검에서 지적된 10개사에 대해서도 이 달 안에 경찰수사를 의뢰하고, 이를 통해 계약 당시 등록기준을 미달(페이퍼컴퍼니)하여 1순위 청약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에는 계약을 해제하고 택지를 환수할 방침이다.
다만 이미 택지를 개발하는 등 제3자 권리관계가 형성돼 택지 환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수분양자 등의 보호를 위해 부당이득 환수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다. 국토부 남영우 토지정책관도 "3자 권리관계가 이미 형성됐다면 택지 환수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위법 여부를 전제로 부당이득을 환수하도록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관 지자체에 건설산업기본법 등에 따른 위반사항에 대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하도록 이미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류조사에서 벌떼입찰이 의심되는 71개 업체도 택지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등 구체적인 정황이 발견돼 연말까지 LH 및 지자체와 합동 현장점검을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경찰수사 의뢰 및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들 81개 의심업체 중 법규위반 업체들은 행정제재 처분 외에도 사전청약에 참여할 때 제공받을 인센티브를 축소 적용한다. 다만 현장점검 및 수사를 마칠 때까지는 모든 업체에 대한 사전청약 혜택을 잠정 중단한다.
또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한 무분별한 추첨 참여가 담합 또는 부당지원 등에 해당되어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공정위에 조사도 의뢰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앞으로 '벌떼입찰'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개선 방안도 제시됐다.
우선 공공택지를 공급할 때 추첨에 참여할 수 있는 모기업과 계열사의 개수를 1필지마다 1개사로 제한하는 '1사 1필지 제도'를 다음 달(10월) 중에 시행한다.
국토부는 공공택지 경쟁률이 높은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과밀억제권역)의 300세대 이상의 택지에 2025년까지 3년간 '1사 1필지 제도'를 시행하고, 성과를 점검한 후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LH 등 공공택지 공급자가 당첨업체를 선정하는 즉시 지자체에 해당 업체의 페이퍼컴퍼니 여부 등을 점검하도록 요청하고, 지자체는 30일 이내에 점검 결과를 택지공급자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등 페이퍼컴퍼니 사전 확인 절차를 강화하도록 주택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 주택건설사업자 등록증을 대여할 때에도 그동안 대여자만 제재했지만, 앞으로는 차용자, 알선자, 공모자도 모두 제재하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택지 관련 업무를 수행할 때 모기업 등의 부당한 지원이 없도록 택지 당첨 업체가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경우 택지공급 계약을 해제하고, 향후 3년간 택지공급을 제한하도록 규정한다.
택지공급 계약 등 관련 업무를 위임할 수 있는 대리인의 범위도 2년 이상 재직한 소속 직원으로 제한하고, 위임장·근로계약서 등 증빙자료 제출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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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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