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입찰 원천 차단, '1사 1필지' 도입..위반 의심 81개사 수사의뢰
공공택지 매각에 모기업과 계열사를 포함해 1개사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1사1필지' 제도가 다음달 도입된다. 계열사를 동원해 계약을 따내는 '벌떼입찰'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과거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한 정황이 포착된 81개사는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정부는 법 위반이 확인되면 택지를 환수할 방침이다.
벌떼입찰은 건설사가 공공택지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페이퍼컴퍼니와 같은 계열사를 동원해 편법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행위다. 호반·대방·중흥·우미·제일 등 중견 건설사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공공택지를 낙찰받아 사업을 시행, 사세를 불려왔다.
국토부는 의심 정황을 발견한 81개사 중 10개사는 현장점검 결과, 택지 관련 업무를 소속 직원이 아닌 모기업이나 타 계열사 직원이 수행하거나, 소속 직원 급여를 모기업에서 지급하는 등 형식적으로 계열사를 설립한 구체적인 정황 등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들 10개사에 대해선 소관 지방자치단체에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81개사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81개사 중에 5개사(호반·대방·중흥·우미·제일)가 포함돼 있고, 이들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38% 정도"라며 "일부 건설사는 1필지에 6개 계열사가 한꺼번에 입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행정처분과 별도로 경찰수사도 의뢰한다. 수사를 통해 계약 당시 등록기준을 미달한 페이퍼컴퍼니로 청약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지면 계약 해제, 택지 환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택지가 이미 팔리는 등 제3자 권리관계가 형성돼 환수가 어려운 경우엔 부당이득 환수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한다. 다만 구체적인 부당이익 환수 규모나 방식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다음달부터 2025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1사1필지 제도를 시행한다. 대상 지역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 등 공공택지 경쟁률이 과열되는 규제지역의 300세대 이상의 택지다. 1사 기준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에 속하는 경우, 외부감사법에 따른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 등 특수관계자에 해당하는 경우다.
페이퍼컴퍼니 사전 확인 절차도 강화한다. LH 등 공공택지 공급자가 당첨업체에 선정된 즉시 지자체에 해당 업체의 페이퍼컴퍼니 여부 확인 등을 요청하고, 지자체는 30일 이내에 점검 결과를 택지공급자에게 통보하도록 할 방침이다. 주택건설사업자 등록증 대여 시 현재는 대여자만 제재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차용자, 알선자, 공모자도 제재키로 했다.
또 택지 관련 업무 수행 과정에서 모기업과 계열사간 부당한 지원을 방지하기 위해 택지 당첨 업체가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경우 택지공급 계약을 해제하고 향후 3년간 택지공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명확하게 개선한다. 택지공급 계약 등 관련 업무를 위임할 수 있는 대리인의 범위를 소속 직원으로 제한(2년 이상 재직자 원칙)하고, 위임장과 함께 근로계약서 등 증빙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택지공급 절차도 강화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선방안이 시행되면 그동안 일부 주택건설사들의 계열사 동원 불공정 입찰 관행이 없어지고 제대로 된 시공능력을 갖춘 건설사들의 참여기회가 확대돼 주택품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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