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10개 건설사 '페이퍼컴퍼니 벌떼입찰' 수사의뢰..'1사1필지' 도입

김진 기자 2022. 9. 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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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지역 내 300세대 이상 택지' 대상 3년간 한시 도입
71개사도 현장점검 뒤 수사의뢰..공정위 조사의뢰도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국토교통부가 공공택지 벌떼 입찰을 근절하기 위해 10월 중 '1사1필지' 제도를 규제지역 내 3년간 한시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또 최근 3년간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벌떼 입찰로 공공택지를 낙찰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건설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 및 경찰·공정거래위원회 수사 및 조사 의뢰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공택지 벌떼 입찰 근절 방안' 발표했다.

◇'규제지역 내 300세대 이상' 3년 한시 도입

벌떼 입찰이란 건설사가 공공택지 입찰에 계열사나 페이퍼컴퍼니 등을 참여시켜 낙찰률을 높이는 오랜 관행이다. 그 자체로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시공 능력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하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을 교란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점은 지난 8월 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2017~2021년 추첨방식으로 공급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택지 178필지 중 호반·대방·중흥·우미·제일 등 건설사 5곳이 벌떼 입찰로 낙찰받은 비중이 67필지(38%)를 차지했다고 지적했고, 원 장관은 대책 마련을 예고했다.

이에 국토부는 10월 중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거쳐 1사1필지 제도를 오는 2025년까지 한시 도입하기로 했다. 도입 대상은 공공택지 경쟁률이 과열되는 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의 300세대 이상의 택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1사1필지 제도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어 전면 도입을 하는 대신 대상을 한정하고 시한을 뒀다"며 "성과를 점검한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주택법 개정을 통해 LH 등 택지공급자가 당첨업체를 선정하는 즉시 지자체에 페이퍼컴퍼니 여부 등을 점검하도록 요청하고, 지자체가 30일 이내에 결과를 공급자에게 통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주택건설사업자 등록증 대여 시 대여자뿐 아니라 차용자, 알선자, 공모자도 제재하는 개정도 추진한다.

또 택지 관련 업무 수행 중 모기업(타 계열사 포함)의 부당한 지원을 방지하기 위해 택지 당첨 업체가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경우 택지공급 계약을 해제하고 향후 3년간 택지공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업무수행기준을 명확히 할 계획이다.

택지공급 계약 등 관련 업무를 위임할 수 있는 대리인의 범위를 소속 직원으로 제한(2년 이상 재직자 원칙)하고, 위임장과 함께 근로계약서 등 증빙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택지공급 절차도 개선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법률이나 규정에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면서 벌떼 입찰에 들어오는 업체가 늘고 있어서, 비정상적이고 편법적인 입찰에 대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8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추첨물량 80%서 의심 정황…5개 중견건설사도 포함

국토부는 최근 3년간 LH로부터 공공택지를 추첨 공급받은 총 101개사 133필지 중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81개사 111개 필지에 대한 지자체 행정처분 및 경찰 수사의뢰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기간 전체 추첨방식 물량의 80% 이상에서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 연도별로 △2018년 이전 3필지 △2019년 45필지 △2020년 42필지 △2021년 18필지 △2022년 3필지다.

국토부는 이 중 의심 정황이 짙은 10개사를 대상으로 불시 현장점검을 실시한 뒤 서울·경기·광주 등 각 지자체에 건설산업기본법 등에 따른 행정처분을 요청한 상태로, 조만간 경찰 수사도 의뢰할 계획이다. 10개사에는 국회에서 언급된 5개 중견 건설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71개사 택지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실시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벌떼 입찰 자체는 편법으로 법적 처벌하기 어렵다"며 "(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낙찰받을 당시 특정시점에 페이퍼컴퍼니였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검찰 기소 단계에서 계약 해제를 검토한다는 방침으로, 계약 해제 시 택지 환수 등 원상 복귀 절차를 밟게 된다. 이미 제3자 권리관계가 형성돼 택지 환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수분양자 등의 보호를 위해 부당이득 환수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최종심 이전 건설사의 반발에 부딪혀 원상 복구 절차가 기한없이 미뤄질 수 있다는 실효성 지적에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수사 전 단계라 예단하기엔 이르다"며 "최종적으로야 3심까지 끝나야 하지만 그 시점이 타당한지는 정책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81개 의심업체 중 법규위반 업체들에 대해서는 사전청약 참여 시 제공하기로 했던 인센티브 가점도 축소 적용된다. 국토부는 우선 수사 등이 종료될 때까지 모든 업체에 대한 사전청약 혜택을 잠정 중단할 방침이다.

또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한 무분별한 추첨 참여가 공정거래법 위반사항인 담합 또는 부당지원 등에 해당하는지도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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