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 낙찰 업체 80%, 위장계열사 의심"..'1사 1필지' 제도 도입

최근 3년 사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택지를 분양받은 건설회사 10곳 종 8곳이 건설회사가 만든 위장 계열사로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3년 사이 LH 공공택지 133필지를 추첨 공급받은 101개 업체에 대한 서류를 점검한 결과, 81개 업체가 서류회사(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공공택지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건설회사가 서류회사 등 여러 계열사를 동원하는 이른바 ‘벌떼 입찰’이 여전하다는 지적에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10개 회사를 현장 점검했더니, 급여를 모기업에서 주는 등 건설회사가 설립한 위장 계열사로 보이는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돼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습니다.

국토부는 이들 업체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계약 당시에도 등록기준에 미달한 사실이 확인되면 계약을 해제하고 택지를 환수할 방침입니다.

다만 이미 해당 택지에 대한 공사가 진행돼 환수가 어려운 경우, 개발 이익을 환수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나머지 71개 업체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LH,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현장 점검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더해 국토부는 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된 업체들에 대해서는 사전청약 참여 시 제공하기로 했던 혜택을 축소 적용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기존에 보유한 택지에서 사전청약을 시행한 건설사에 향후 택지를 공급받을 때 경쟁방식의 경우 최대 5%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는데, 이른바 ‘벌떼 입찰’로 땅을 확보해온 건설사들에 혜택을 준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국토부는 벌떼 입찰을 막기 위해 10월부터 공공택지 1필지 입찰에 1개 회사만 참여할 수 있도록 조건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1사 1필지’ 제도는 경쟁률이 높은 규제지역의 300세대 이상의 택지에 대해서는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합니다.

또 공공택지 분양 당첨 업체가 선정되면 30일 이내에 지자체가 위장 계열사 여부 등을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계약을 해제하하고 해당 업체는 3년간 택지 공급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됩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들의 불공정 입찰 관행이 없어지고 제대로 된 시공능력을 갖춘 건설사들의 참여 기회가 확대되면서 주택품질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고아름 기자 (areu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