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동원령, 전세 쉽사리 못 바꿔..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도"
낮은 정치적 지지·부실한 병참보급·징집병 사기 저하 및 기존 부대와의 조화 문제 지적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표한 부분 동원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진행 양상을 바꿀 '터닝포인트'로 관심을 모았지만, 병참 보급의 한계 등 현실적 문제를 고려하면 전세를 당장 전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엘파이스는 전문가들을 인용, 이번 동원령은 오히려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부분 동원령을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러시아 국방부는 예비군 30만 명을 징집하고 물자 동원을 강화겠다고 밝혔다. 30만 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처음 침공할 때 투입한 병력과 맞먹는 규모로, 정량적으로 병력을 2배로 증강하겠다는 의미였다. 이에 이번 동원령은 전쟁 양상을 바꿀 터닝포인트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날 엘파이스는 여러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 여러가지 측면에서 러시아가 이번 결정으로 전세를 쉽사리 바꾸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우선 정치적으로 이번 동원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 전쟁을 시작한 정권의 지지를 해칠 수 있을 정도의 높은 비판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심지어 개전 초기 푸틴의 탄탄한 병력 지원처를 자처한 체첸공화국 수반 람잔 카디로프조차 이번 추가 징집에 체첸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차라리 러시아 경찰과 전경, 보안 인력을 전선으로 보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부실한 병참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수십 만 명의 병력을 전선으로 보내려면 대규모 무기와 의복, 숙식을 제공하고 이들에게 군사훈련을 시킨 뒤 적절히 배치해야 하는데, 러시아는 부패 등 구조적 문제로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징후가 많다는 게 엘파이스의 분석이다. 서방정보기관 소식통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방산업체에 무기 증산을 지시했지만, 러시아군의 실상은 군복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영국 비영리 연구소 랜드(Rand) 유럽의 군사애널리스트 다라 마시코는 "새로 투입되는 병력이 제대로 준비가 될지 의문"이라며 "러시아 국방부는 새 징집 병사들을 2주간 훈련시킨 뒤 전선으로 보낼 것이라고 했지만, 이 기간도 불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대부분의 신규 투입 병력은 병참 기지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병사들을 최전선으로 보내고 신속하게 순환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통상 전선에서 180일을 보내면 능률이 떨어지는데, 현재 러시아군은 많은 병사들이 200일 넘게 싸우고 있다.
시스템 측면에서도 결함이 존재한다. 잭 바틀링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신규 병력 일부는 기존 부대의 병력을 보충하고 일부는 새 부대 창설에 투입될 것"이라며 "기존 병력을 보강하는 건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막는 방어 전선을 안정화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새 부대의 경우 포와 무기가 부족해 전쟁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새 부대 창설에는 또한 전문 군대와 용병, 죄수, 민병대가 혼재하는 현 러시아군 상황에서 지휘 통제구조, 부대 간 협력과 다단계 공세에서의 문제가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엘파이스는 첨언했다. 신규 병력으로 새 부대를 창설해도 이들이 사용할 재래식 무기는 구식 무기라는 점도 한계다. 전쟁사에서 중무장 보병부대가 역량을 발휘한 예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이 미군을 몰아낸 사례인데, 당시 중공군이 경험 많고 동기부여 된 퇴역군인들로 구성된 반면, 러시아의 신병들은 그렇지 않다고 엘파이스는 지적했다.
아울러 징집병들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전장에 투입되면 현재 문제가 되는 러시아군 사기 저하 문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엘파이스는 부연했다. 지금 상황에서도 우크라군이 러군에 비해 가진 화력 우세의 중요한 부분은 높은 항전의지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부분 동원령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조건대로면 더 오래 지속되지 못했을 러시아군 사기를 북돋아 전쟁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러시아 군사 분야 저명한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만은 "이번 동원령은 현재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나치게 무시하는 태도는 경계하고 싶다"며 "특히 올겨울과 2023년 중기적 관점에서 더욱 그렇다. 병력 가동성과 인력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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