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홍근, 유포된 영상봤을 뿐 MBC에 입수하지 않아" 반박
수석대변인 "수사 이어질 경우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격 될 것"
진상조사 촉구 윤 대통령 발언, 언론 탄압…겁박 이어질까 우려
"윤 대통령 거짓말로 거짓 덮으려 하지말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보도를 두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보도 자체를 문제삼는가하면 더불어민주당과 MBC가 기획한 정언유착 사건이라고 공격하자 민주당도 거센 반발에 나섰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영상을 어떻게 봤는지, MBC가 박 원내대표에 유출한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주장에 민주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오전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이 퇴색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진상이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시인과 사과는커녕 되레 보도한 MBC를 문제삼으며 국면전환에 나선 셈이다. 국민의힘 역시 MBC에 항의방문을 포함해 언론중재위 신청 및 손해배상청구소송 뿐 아니라 수사의뢰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풀영상 공개 가처분신청까지 요구하고 나서 사실상 과거 2008년 검찰이 MBC PD수첩 압수수색을 시도했던 14년 전 상황으로 되풀이되도록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6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은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언론 탄압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국민의힘은 언론사의 사실 보도에 대해 특정언론사와 야당의 정언유착 사건으로 규정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행태는 국민과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겁박”이라고 비판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특히 고발을 핑계로 특정언론사에 대한 수사로 이어진다면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격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어진 기자들과 백브리핑에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MBC 보도 30분 전에 이 발언 영상 내용을 인지한 것이 MBC와 민주당의 기획 또는 정언유착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이 사실이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안다”며 “원내대표실의 해명에 의하면 이미 관련 동영상은 유포되고 있었고, 원내대표는 '반디캠'이라고 하는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입수한 사람으로부터 관련된 내용을 보고를 받고 발언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MBC가 그것을 민주당에 유출한 사실은 없는지를 묻자 “MBC로부터 사전에 유출받아서 발언하게 된 것은 아니다”라며 “반디캠 사이트 유포 동영상을 입수한 사람으로부터 보고를 받아 발언했다는 해명”이라고 거듭 답했다. 직접 영상물을 받지 않았더라도 MBC 기자 등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전달받는 등 연결고리도 없었느냐는 질의에 안 수석대변인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MBC를 상대로 지금 수사 의뢰도 하고 영상 원본 전체를 내라고 제출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고, 항의 방문도 준비한다'는 국민의힘 방침에 안 수석대변인은 “언론을 겁박하는 행태”라며 “원래 발언한 것은 대통령 스스로이지 다른 사람이 발언한 것이 아니다. 언론은 그대로 보도했을 뿐인데,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언론을 겁박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에서는 핵심적인 사실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요청을 MBC가 받아들이지 않고 확인도 없이 보도했으니 MBC 잘못이며 MBC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장을 두고 안 수석대변인은 “그 부분은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면서도 “다만 박홍근 원내대표 발언은 때 MBC로부터 (영상을) 사전에 입수해서 발언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MBC 방송 전에도 박 원내대표가 이미 '바이든' '이 ××' 등의 표현으로 들렸다고 인지하고 말한 것이냐는 질의에 안 수석대변인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 세계인이 들은 내용이니까”라고 답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측도 강하게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인 전용기 의원은 이날 낮 내놓은 긴급입장문에서 “지난 22일 오전 보도가 나기전에 대통령의 욕설 영상과 내용이 온라인상에 돌았던 건 대부분의 기자와 대통령실 대변인단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민주당은 이러한 영상을 확인해서 대응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언론사(MBC)를 공격한 점을 들어 “초라한 순방 결과 앞에 대통령을 보호하고자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윤핵관들의 입을 모아 거짓말로 민주당과 언론사를 공격하고 있다”며 “보도가 문제인가, 거친 언사를 한 대통령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전 비서실장은 “사건 경과까지 왜곡하며 대통령을 무턱대고 비호하는 국민의힘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본말이 뒤집힌 황당한 '지록위마'”라고 반박했다.
특히 '욕설 파문 진상 조사' 주장을 두고 전 비서실장은 “위장한 언론 탄압으로 규정될 것”이라며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욕설 논란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발언에 “진실을 은폐하며 언론을 겁박하는 적반하장식 발언”이라며 “보다 심각한 것은 국민과 야당을 상대로 한 '거짓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Honest is the best policy'라는 말을 들어 “'정직함이 최선의 정책'이라는 말이 있다”며 “솔직하게 인정하고 깨끗하게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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