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음악이 겉도는 뮤지컬 무비 [씨네뷰]

김종은 기자 2022. 9. 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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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들의 연기와 소재만큼은 나쁘지 않지만 좋은 뮤지컬 영화라고 보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음악이 작품과 제대로 섞이지 않고 겉돌며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뮤지컬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완화되자마자 대중의 발길은 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826억 원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 수치를 뛰어넘는 매출을 올렸고, 올해 총 매출액은 약 4500억 원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주목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뮤지컬 시장은 엄청난 규모를 지니고 있다.

스크린에서도 뮤지컬은 늘 사랑받는, 흥행불패의 장르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라라랜드'는 376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고, '맘마미아'와 '레미제라블'은 각각 457만 명, 593만 명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수많은 뮤지컬 영화들이 관객들 가슴속에 인생 작품으로 남았다.

그러나 유독 국내에서 제작한 뮤지컬 장르의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데 제작을 하지 않는 것이 의아할 정도. 이런 상황 속 가장 먼저 용기를 낸 건 최국희 감독이었다.


28일 개봉하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제작 더 램프)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세연(염정아)과 마지못해 아내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고유의 넘버를 제작해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멜로디의 대중음악을 넘버로 활용하는 장르를 일컫는다. 이미 익숙한 곡들을 이용하다 보니 관객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르답게 작품 속에는 신중현의 '미인'부터 이문세 'Solo예찬' '알 수 없는 인생' 등 제목만 들어도 알만한 명곡들이 다수 수록돼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곡이기에 거리낌 없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과거의 곡들만 있는 건 아니다.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다행이다' '빨래' 등의 곡들도 작품 속 여기저기에서 저만의 존재감을 뿜어낸다.

다만 이 곡들을 적재적소에 완벽히 잘 활용했냐 묻는다면 답변은 '아니요'다. 일단 우리가 그간 익숙히 봐왔던 기존의 뮤지컬과는 달리 대사와 음악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마저 든다. 현재 캐릭터들의 상황과 배우들의 연기 결이 멜로디와 어우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가사만 보고 곡을 선택한 듯 멜로디가 신의 분위기와는 따로 놀아 어딘가 이질감이 들고, 그러다 보니 신이 주는 감동은 자연스레 반감된다.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 그리고 상황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노래가 삼박자로 딱 맞아떨어져야 뮤지컬 장르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을 관객들에 선사할 수 있을 텐데, 그게 되지 않아 오히려 음악이 몰입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후반의 임팩트를 강력하게 가져가기 위해 진봉을 너무 악한 남편으로만 그려낸 점도 아쉽다. 죽음을 앞둔 세연을 모질게 구는 진봉의 모습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다. 세연의 무리한 부탁에 타당성을 부여하려면 이 말고도 다양한 선택이 있을 텐데, 그저 진봉이 못된 남편이라 첫사랑을 다시 보길 원한다는 설정은 너무나 단순하고 진부하다.

이런 빈틈은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기에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뮤지컬 장르를 택한 만큼 곡 선택과 편곡에 더 신경을 썼으면, 소재를 더 잘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씁쓸한 끝 맛이 남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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