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실과 다른 보도" 해명에 與 "오보 제소"..野 "언론 겁박"(종합)

뉴욕 '발언 논란' 진실공방으로..尹, 진상규명 의지 밝혀
與, MBC 겨냥 법적대응 거론..野, 박진 해임건의 예고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9.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해외 순방 중 자신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라며 진상 규명 의지를 밝힌 가운데 여당은 MBC와 야당 간 유착 의혹을 제기했고 야당은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 건의를 예고하며 맞붙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해당 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는 기자 질문에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진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스탠딩 환담'을 나눈 후 참모진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는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해당 발언에 대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고, 미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를 향해 한 말이라고 해명하며 "짜깁기와 왜곡으로 발목을 꺾는다"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었다.

국민의힘은 즉각 해당 영상을 처음 보도한 MBC를 겨냥해 '오보'라고 공세를 취하며 법적 대응까지 거론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사실 왜곡, 흠집내기식 보도행태는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MBC에 대해서는 당이 취할 여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혜 비대위원은 "윤 대통령의 대화가 보도되기 전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먼저 관련 내용을 지적했는데 이 경위가 매우 의심스럽다"며 야당과 MBC 간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보도를 '오보'라면서 "국민의힘은 MBC 사장과 해당 기자, 보도본부장 등 모든 관련자에게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고발 조치를 할 것"이라며 "MBC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통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허위방송에 대해 제소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명을 '거짓말'로 일축하며 대국민 사과와 함께 '외교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박 장관에 대한 해임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에 대한 경질을 요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진실은 은폐하면서 언론을 겁박하는 적반하장식 발언"이라며 "스스로 논란이 된 발언을 솔직히 해명하고 국민께 사과부터 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까지 (인사 교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민주당은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외교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내일(27일)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미동맹을 훼손하고 국민을 위험에 빠뜨린 것은 바로 대통령의 발언"이라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행태는 국민과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겁박"이라고 지적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