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긴축, 당국 규제..'천정부지' 은행채 금리에 널뛰는 대출 금리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고, 국내 금융당국의 규제도 채권 금리를 높이고 있다. 당분간 은행채 금리가 진정될 요인이 보이지 않아, 대출 금리의 고공행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AAA 1년물 금리는 지난 22일 4%를 돌파해 23일 기준 4.214%로 집계됐다.
은행채 1년물 금리가 4%대에 올라선 것은 2010년 1월6일(4.00%) 이후 약 12년 8개월 만이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3일(1.719%)과 비교하면 2.495%포인트 올랐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약 두 달 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하단은 4.3%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4.9% 안팎으로 뛰어올랐다. 금리 상단도 6.2% 수준에서 6.5% 전후로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의 기준인 은행채 5년물 금리도 많이 올랐다. 연초 2.339%였던 5년물 금리는 지난 3월 말 3%를 돌파했고, 지난달 말부터 약 한 달간 4%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4.795%다.
은행채 금리가 뛴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말 잭슨홀 회의에 이어 이달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강력한 긴축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국내 채권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3.131%였던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이달 23일 4.199%까지 올랐다.
시장은 연준이 다음번 FOMC에서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올해 안에 정책금리 상단을 4.5%까지 올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내 채권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큰 셈이다.
국내 은행권이 은행채를 낮은 가격에 대량 발행하는 것도 은행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은행은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대유행 때 완화했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정상화하자, 규제 준수를 위해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가계대출은 감소세지만 기업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기업에 빌려줄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도 있다. 올해 하반기 은행채 순발행액은 11조8880억원으로, 국고채(11조3635억원)를 제쳤다.
일각에서는 ‘은행 예대마진을 축소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력도 은행채 발행을 늘릴 수 있다고 예상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예금 금리가 대출 금리 상승분 이상으로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은행채의 조달금리 경쟁력을 (정기예금보다) 높여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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