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검은 월요일'..코스피 3%‧코스닥 5% 급락

김효선 기자 2022. 9. 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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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거래일보다 3.02% 급락
2020년 7월 27일 이후 최저 수준
코스닥도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 경신

26일 국내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보냈다. 장 초반부터 연저점을 경신하며 하락 출발한 코스피·코스닥지수는 경기 침체 우려에 장중 낙폭을 키워갔다. 코스피지수는 2년 2개월 전으로 돌아갔으며, 코스닥지수는 2년 4개월 전으로 회귀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뉴스1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9.06포인트(3.02%) 하락한 2220.9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 27일 기록한 장중 저점 2203.48 이후 최저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 여파와 영국발 경기 침체 이슈까지 더해지며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3일 약 2개월 만에 2300선 아래에서 마감한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9.20포인트(1.28%) 하락한 2260.80에 출발하며 연저점(7월 4일·장중 저가 2276.63)을 곧바로 경신했다. 이후 낙폭을 키운 코스피지수는 장중 2215.36까지 내리며 지난 2020년 7월 27일(저가 2203.48)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2446억원, 34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홀로 2789억원을 순매수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자체가 완전히 사라졌는데 그 배경에는 글로벌 달러 강세가 있다”면서 “한국은 유독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크고, 주식 시장에서 환율 영향 많이 받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나가면서 지수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총 401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그 다음으로는 포스코케미칼(3159억원), SK텔레콤(3106억원), 삼성전자(3065억원) 순으로 많이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1795억원 어치 매물로 출회했다. LG이노텍(4473억원)과 삼성전자우(3281억원)도 많이 팔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장중 5만36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LG에너지솔루션은 3% 넘게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1%대 하락률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7%(36.99포인트) 급락한 692.3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690.60까지 밀리며 2020년 5월 19일(저가 687.67)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719.60에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낙폭을 키우다 오후 1시 8분을 기점으로 700선이 붕괴됐다. 장중 코스닥지수 700선이 붕괴한 것은 지난 2020년 6월 15일(장중 최저치 693.15) 이후 2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 홀로 190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27억원, 843억원을 사들였다.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2개 종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파란불이 켜졌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가 각각 8% 넘게 내리며 이차전지 종목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HLB와 셀트리온제약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증시 급락을 부추기는 강(强)달러 현상은 이날도 이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20원 넘게 급등하며 143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17일(고가 1436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급격히 증폭된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코스피지수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중장기 하락 추세는 더 견고해지고 명확해지고 있어 코스피지수 최하단을 2050선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FOMC 정례회의 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세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에서 3.00~3.25%로 인상됐다. 200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3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주요 3대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며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86.27포인트(1.62%) 떨어진 2만9590.4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3만선 이하로 내려앉은 것은 6월17일 이후 처음이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4.76포인트(1.72%) 낮은 3693.2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8.88포인트(1.80%) 하락한 1만867.93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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