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부추기는 외국인, 지난달 역외서 달러 선물환 8조원 순매입

이재은 기자 2022. 9. 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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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해외 투자자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순매입 규모가 6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인데, 역외 세력의 투기적 수요가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달러 환율 상승을 예상하는 해외 투기 세력이 국내은행으로부터 NDF를 대량으로 사들이면 국내은행은 중립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큼 현물환을 매입하게 되고, 이때 현물환율에 즉각 반영돼 환율이 오르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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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 세력 투기적 수요 급증
8월 해외 투자자 NDF 순매입 60.8억달러
올 들어 최대 규모

지난달 해외 투자자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순매입 규모가 6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인데, 역외 세력의 투기적 수요가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비거주자의 NDF 순매입 규모가 60억8000만달러(약 8조원)에 달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전망에 베팅하는 역외 세력의 투기적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NDF는 만기에 계약원금의 교환 없이 계약한 선물환율과 만기 시 현물환율 간 차액만을 미 달러화로 결제하는 거래다. 차액만 결제하는 특성상 레버리지 효과가 높아 환차익을 획득하기 위한 투기적 거래에 주로 이용된다.

문제는 NDF 거래가 외환시장의 현물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을 예상하는 해외 투기 세력이 국내은행으로부터 NDF를 대량으로 사들이면 국내은행은 중립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큼 현물환을 매입하게 되고, 이때 현물환율에 즉각 반영돼 환율이 오르는 구조다.

실제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월초 1340원에서 출발해 월말에 1350원까지 뛰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여파로 환율이 치솟는 국면에서 투기 세력까지 가세해 원화 약세 압력이 더해진 결과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현재 1430원을 돌파한 상태다.

환율 급등에 놀란 정부는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고 시장에 달러를 매도하는 실개입에도 나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거래가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NDF 투기세력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홍성국 의원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보다 구조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성국 의원은 “앞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더 확대되고 환율 1500원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당국의 모니터링만으로는 투기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외환시장의 불안이 금융불안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당국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국내 외환시장의 운영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리고 해외 금융기관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3분기 내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이 늦어도 9월 나와줘야 하는데 속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외국환거래법 등 관련 법령 개정 작업을 고려하면 지금 시작해도 2024년에야 시행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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