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질가치는 2010년 수준이라지만.. 환율 상승 요소 많아 우려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한 가운데 원화의 실질 가치는 지난달 기준 아직 저평가 국면에 진입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IMF 외환위기 등 과거와 달리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외환 당국의 메시지도 이런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환율의 상승속도가 빠르고,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올해 말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등 환율 상승을 부추길 만한 불안요소가 많아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무역적자 장기화 등 실물 부문의 충격이 원화가치를 추가로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외환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8월 100.21(2010년=100)을 기록했다. 즉, 한국의 원화 가치가 지난달까지는 2010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와 비교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환율이다.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의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데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선 최근 원화가치의 변동성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9월 들어 1350원대였던 원화가치는 지난 22일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뚫은 뒤 이날 1430원마저 돌파해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극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아울러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환율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현재 양국 간 기준금리 차이는 0.75%포인트인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해 말까지 한 번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비롯해 1.25%포인트 올리고 한은이 남은 두 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과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경우 양국 간 기준금리는 1.25%포인트로 현재보다 더 벌어지게 된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이어지는 점도 부담이다. 추경호 부총리는 전날 KBS 일요진단에서 “중국 경기둔화 수년 간 계속될 것 같지 않고,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 장기간 가는 것이 아니고 주기도 단축돼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지나면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은 ‘2023년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기 둔화세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대중 수출 감소가 전체 수추 증가세를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수지 적자와 코스피 하락은 원화가치를 하락하는 요인이 된다.
일각에선 외환 당국의 소극적인 자세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은 금통위가 내달 14일에나 예정돼 2주 넘게 남은 상황에서 갈수록 한미 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1500원도 무너진다”면서 “한은이 즉각 비상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올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환율 안정에 있어 최고로 중요한 것은 금리”라면서 “추 부총리가 금리를 올리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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