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아반 어린이집 5년새 61개 폐원

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2022. 9. 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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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저출생극복제주]"코로나 3년동안 출산율 급감…불안감 커져 젊은세대 결혼 출산 기피문화"
"젊은세대 청소년기 결혼보다 자아실현, 자기계발 강조. 가치관 크게 변해"
"제주 이미 영아반 어린이집 크게 감소…5년 사이 61개 폐원"
"정부 영유아 부모급여 지급제도 적절해…육아 직장 병행문화 사회적 지원필요"
"국공립 유치원 선정시 유치원 어린이집 재원 공유시스템 필요"
"영국, 일본 놀이정책 사업 성공적…놀이문화 확대 아동인구 증가해"
제주국제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김은정 교수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7:30)
■ 방송일시 : 2022년 9월 22일(목)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국제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김은정 교수 

◇박혜진> 오늘은 제주 지역의 사회적 돌봄공동체와 아동의 돌봄, 여성의 일, 생활 균형에 대한 연구 활동에 관심 갖고 정책을 제안하는 데 힘쓰는 제주국제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김은정 교수를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은정> 안녕하세요.

◇박혜진> 제주의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던데 교수님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은정>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며칠 전 제주 인구가 8월 기준 70만 명을 넘었다는 뉴스도 있었지만 최근 5년간 0-5세 영유아 수 현황을 보면 매년 감소해서 2017년 3만6천939명에서 2022년 2만8천828명으로 22% 감소한 것을 볼 수 있거든요. 특히 연령이 낮아질수록 감소율이 커져서 0세인 경우에는 31%, 1세 32%, 2세 25%. 최근 코로나 이후 3년 사이에 감소 폭이 굉장히 급감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박혜진>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 교수님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김은정>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한 4가지로 생각을 해봤는데요. 첫 번째는 최근 3년 사이 급감한 이유로 코로나19 상황과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 이것으로 인해서 젊은 세대가 결혼이라든지 출산을 기피하고 또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이런 것들이 커지면서 생기지 않았나 생각을 해보고요.

두 번째로는 지속적으로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는 현상의 본질적인 이유로 현재 20대와 30대 초반 세대가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을 해 봤더니 행복감이 굉장히 낮았던 대표적인 세대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2015년 전후 여러 연구 자료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과도한 학습 스트레스 그리고 놀이와 여가가 부족하면서 삶의 만족도가 굉장히 낮은 대표적인 나라로 지적된 상황들이 많았는데 이런 것들이 굉장히 큰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고요. 

세 번째로는 젊은 세대들은 성장 과정에서 자기개발, 자아실현을 위한 성취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어른들로부터 결혼보다는 '네가 살고 싶은 자유로운 삶을 살아라' 이런 생활 속의 조언이나 자기 개발성과 같은 것들로 인해서 삶의 방식과 가치관들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좀 해 보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는 최근 10년 사이에 저출산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게 논의되면서 여러 방송 채널에서 자녀 양육에 투자되는 경제적 비용에 대한 부담을 금액으로 책정해 소개되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워놓지 않았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박혜진>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도 변화할 수밖에 없는데 앞으로 어떤 변화 예상하시는지 체감할 수 있게 말씀해 주시면 좋겠어요.

◆김은정> 먼저 첫 번째로는 급격한 출산율 감소는 1차적으로 유아교육기관 특히 영아반을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집의 운영이 굉장히 위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저희가 어린이집 위기 극복을 위한 토론회가 있을 정도였는데 최근 5년 동안 61개소가 폐원을 했고 요즘 3개월 사이에도 9개 어린이집이 폐원하는 상황이 생겼거든요. 일단 산업적으로 어린이집 운영에 1차적으로 충격이 오고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로는 현재 2022년 인구로 봤을 때 0세부터 14세 인구가 13.4% 그리고 또 65세 이상 인구가 16.4%로 나왔는데 벌써 영유아 아동 인구보다 65세 이상 노년 인구가 더 많은 상황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로 계속 간다면 당연히 산업 구조가 변할 수밖에 없는데 또 심각한 것은 제주지역의 20대 젊은 청년들이 대학을 진학하는 과정에서 매년 3천 명 이상의 학생들이 타지역의 대학으로 진학하는 통계치들이 있거든요. 이렇게 인구수 감소로 인해 이번에 0세가 3,600명 정도가 출산이 됐어요. 

앞으로 한 17년 18년 후에는 제주도 젊은 세대들이 제주도에 남는 게 아니라 다 타지역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인구 구조가 된다라면 소도시의 소멸 이런 것들이 제주지역도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당장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한 15년 후에는 제주도 전체의 산업 구조에 많은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박혜진> 교수님 말씀 들어보니까 어린이집부터 이미 폐원하는 곳들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 정말 피부로 와닿습니다. 저출생 문제 특히 여성의 고용과 돌봄에 대한 정책들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현재 정부의 보육 정책과 제주의 보육 정책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김은정> 작년 연구 보고서를 보면 이미 유아교육 보육의 중장기 발전 계획은 저출산을 중요한 이슈로 선정해야 한다라고 제시를 하고 있고요. 정부가 제안한 보육정책의 정책 과제를 보더라도 크게 3가지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만 0세 아동에 대한 부모급여 지급 그리고 보육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유보통합(유치원, 어린이집의 통합)의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사실은 유아교육 쪽은 종일제로 운영을 하고 있어서 돌봄이 지속적으로 지원되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는데 초등 저학년 같은 경우에 방과 후 활동에 좀 문제가 많았었거든요. 초등 아동을 대상으로 한 촘촘한 아동 돌봄 체계가 마을 돌봄으로 활용하겠다고 하는 큰 정책을 제시를 했는데 그런 큰 흐름은 추진 과정에서 다소 어려움은 있겠지만 필요한 정책으로 보여지고요.

특히 0세아 경우에 발달적으로 안정되게 돌보는 게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가정 양육을 지원하는 부모급여 제도는 적절하다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런 0세아 가정 양육에 재정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겠죠. 아무래도 일과 직장을 병행할 수 있는 직장 문화라든지 휴직 제도와 같은 사회적 지원도 함께 적극적으로 펼쳐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박혜진> 구체적으로 제주의 보육 정책 이런 부분이 조금 더 보완됐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으실 것 같아요.

◆김은정> 올해 제주 보육 5개년 사업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지난 8월 말에 있었던 토론회에서 제가 여러 가지 제안을 했었는데 그중에 한 3가지만 말씀을 드리면 첫 번째 지역적 특성을 살린 보육 사업을 추진하는 데 우리가 좀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겠다. 특히 제주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서 국공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취원율이 낮은 특성이 있습니다. 공교육 공보육을 강화해야 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는데요. 현실적으로 영유아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역 교육청에서 국공립 유치원을 확대 계획할 때 지역에 있는 어린이집의 재원 현황 등을 고려하는 배치 계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함께 재원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좀 필요한 상황이고요. 이미 부산광역시나 충북 같은 경우에 시도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새 정부가 0세아 부모급여 지급 정책을 제시했는데 현실적으로 어린이집의 0세 반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고 점차적으로 영아반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또 재미있는 상황은 만 2세 아인 경우에는 사실 99.7%가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는 통계 자료가 있어요. 이렇게 본다면 어린이집의 영아반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영아반의 운영비 지원, 가정 양육이 진행되면서 어린이집의 시간제 보육 이런 것들에 대한 현실적 지원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 번째로는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는 운영하면서 유치원이라고 하는 기관들이 있기 때문에 유치원과 여러 정책들이 비교되는 상황들이 많은데 어린이집 놀이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이 유치원과 동일하게 포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생각을 해 봅니다. 특히 2020년부터 유아교육기관은 유아중심놀이 중심으로 교육 정책이 바뀌었거든요. 유치원은 2020년부터 제주도의 경우에 조례가 생겼어요. 어린이 놀 권리 보장과 학교 놀이터 조성에 관한 조례가 교육청을 중심으로 생겼거든요. 그래서 학교 놀이터의 놀이환경 조성 사업이 시작이 됐어요.  

그런데 여기는 학교다 보니까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혜택을 볼 수는 없는 거죠. 이 조례를 만들 때 교육청 차원의 학교로 제한하기보다 제주도 차원으로 범위를 넓혔다면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다 혜택을 누릴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데요. 어쨌든 앞으로 놀이환경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학교만이 아니라 어린이집, 동네 놀이터 등 놀이환경 개선 사업을 좀 더 포괄적으로 추진해서 아이들이 행복한 놀이문화를 다시 되찾을 수 있는 사업들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박혜진> 혹시 타 시도나 외국에서의 성과를 이뤄낸 정책들도 있을까요.

◆김은정> 대표적으로 영국 같은 경우에는 청소년들의 범죄율이 늘어나면서 왜 청소년들이 이렇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작용이 생길까 이런 것들을 아동기와 청소년 시기에 놀이 문화가 상실되었구나 하는 결론을 내리면서 학교와 지역에서 아이들한테 놀이를 돌려줄 수 있는 놀이 정책 사업을 2009년 이후에 활발하게 진행했는데 굉장히 성공을 했어요. 다른 나라들도 놀이에 대한 중요성들을 재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됐고요.

독일 같은 경우에는 놀이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여가시간에 대한 활용을 위한 정책까지 방향을 폭넓게 잡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도 점점 도시화가 되면서 너무 성인 중심의 도시가 개발되는 것에 대한 각성을 하면서 지역마다 플레이파크라고 아이들이 자연적으로 모험적으로 놀 수 있는 놀이동산들을 조성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에요. 지금 시대에 꽤 성공적으로 가고 있다라고 볼 수 있고요.

또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순천시에 기적의 놀이터를 조성한 이후에 여러 지역에서 벤치마킹하는 상황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에 상상 놀이터라든지 작년에 세종시에 땀범벅 놀이터가 만들어졌는데 청소년과 어른들도 함께할 수 있는 놀이 기구들이 제공되고 있어서 놀이가 확산되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고 그 지역에 아동 인구가 늘어나는 효과까지 나오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박혜진> 이 시간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전해주시죠.

◆김은정> 우리의 미래는 행복한 삶, 행복한 가족, 직장 이런 것들을 만들어가는 사회라야 되지 않을까. 그러려면 우리 세대도, 자녀들 세대도 행복한 추억이 좀 많이 있어야 되는데 자녀 세대들의 행복한 추억이란 가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가족과 함께 자녀와 함께 힘들지만 행복한 시간들을 많이 보냈던 가족들은 부모들이 살아가면서도 굉장히 행복한 삶이다. 뭔가 보람된다. 의미 있다. 가치롭다. 이런 느낌들을 많이 갖는데 지금 젊은 세대들은 성장 과정에서 그러한 추억들이 좀 부족했을 때 자녀 출산에 대한 부담이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 같아요.

그런 문제들이 왜 생겼을까 생각을 해보면 사실은 교육부나 보건복지부도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공교육, 공보육 제도를 이미 시작했거든요.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 교육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없는 상황인데 많은 부모들이 교육비가 많이 든다 말씀을 하세요. 어쩌면 우리가 아이들한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부모님들이 아이들한테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 지나친 경쟁 분위기, 사교육 이런 것들을 조금 내려놓는다면 재정적으로도 그렇고 아이들한테 뭔가 행복한 놀이, 여가시간 이런 것들을 함께할 수 있는 문화들이 만들어지면서 2030 젊은 세대가 자신들의 미래의 삶에서도 가족의 중요성, 자녀와의 행복한 추억 이런 것들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행복한 육아가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자녀들에게 또 미래 세대에게 젊은 시절에 많이 놀고 함께 시간을 해주는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박혜진> 앞으로도 제주지역 보육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정책 제언들 부탁드리고요.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은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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