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파키스탄, 재무장관에 총리 가문 최측근 전격 기용

최근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파키스탄이 재무부 장관을 전격 교체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협상 등을 이끈 미프타 이스마일 파키스탄 재무부 장관은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의 이날 면담에서 구두로 사임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스마일 장관의 후임으로는 총리 가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샤크 다르 전 재무장관이 낙점됐다고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매체가 26일 보도했다.

총리와 함께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이스마일 장관은 “두 차례 재무부 장관을 역임해 영광이었다”면서 이번 주 파키스탄에 도착하면 공식 사임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 2018년에 이어 지난 4월 다시 재무부 장관에 취임한 이후 중동 등 여러 국가에 채무 지원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경제난에 빠진 파키스탄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이에 IMF와 11억7000만달러(약 1조6700억원)의 구제금융 지원 합의까지 이뤄냈다.

다르 전 장관은 현 총리의 형인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재임 시절 등 앞서 4차례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샤리프 가문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재무부 장관 재임 시절 ‘강(强) 루피’ 정책을 추진해 경제위기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르 전 장관은 2017년 말 부패 혐의 등에 연루되자 재무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영국으로 떠나 지금까지 영국에 체류했으며, 역시 영국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와도 교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 부채가 많은 파키스탄의 경제는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위기로 치달았다. 중앙은행 외환보유고는 한 달 치 수입대금을 겨우 결제할 수 있는 86억달러(약 12조3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위기 와중에 최악의 몬순 우기 홍수까지 덮치면서 국토의 3분의 1 이상이 물에 잠기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잠정 집계한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 규모가 300억달러(약 42조90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