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MBC 동영상에 사람들 세뇌..민주당과 '정언공범'"

권성동·배현진·박성중 등 '尹대통령 비속어 논란' 여론전 적극 앞장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 순방외교 중 비속어 사용 논란과 관련, 당내 '친윤계'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 윤 대통령을 옹호하며 최초 보도 언론사인 문화방송(MBC)에 대한 공세를 펴고 있다. '윤핵관 맏형'으로 불리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와 배현진 전 최고위원, 박성중 의원 등이 모두 발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지난 22일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뉴욕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시점은 오전 9시 33분이다. MBC의 관련 보도 시점보다 34분 빠르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민주당이 MBC의 보도내용을 미리 입수한 것인가? 오죽했으면 MBC 내부의 제3노조까지 '정언유착'이라는 의혹을 제기했겠나?"라고 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은 유착 의혹이 일어나자 MBC가 아닌 SNS에 떠도는 동영상이 출처라고 변명했다"며 "민주당의 변명이 사실이라면 가능성은 둘 중 하나다. 첫째 MBC가 찌라시 동영상을 먼저 SNS에 돌리고 이를 공식보도한 것이다. 둘째 MBC는 팩트체크도 없이 SNS 찌라시를 출처로 보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것은 '대국민 보이스 피싱'이다. MBC가 미끼를 만들고 민주당이 낚시를 한 것"일며 "정언유착이라는 말도 아깝다. '정언공범'이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도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사과방송 및 박성제 사장 사퇴 요구 △ 박성제 MBC 사장, 해당 기자, 보도본부장 등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고발 △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통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MBC 허위방송 제소 △ 대통령실의 엠바고 사항 유출에 대한 엄정 조치 요청 등을 예고했다.

여당 과방위 간사는 친윤계 인사인 박성중 의원이다. 박 의원은 회견 후 기자 질의응답에서, MBC에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님의 발언 내용이 전문가들도 규명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그건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며 "그걸 자기들 자의로 해석대로 달아서 보내서 문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막을 달면 동영상에 사람들이 세뇌돼 버린다. 거기에 문제가 있다"며 "팩트가 있는데 해석할 수 있는데 (그렇게 자막을 달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세뇌"라는 표현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박 의원은 "('세뇌'를) 자막으로 달아서 '인식'했다고 바꾸고 싶다. 막 나가다 보니 조금 실수한 거 같다"고 정정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과방위 위원과 미디어특위 위원들을 중심으로 MBC가 해명할 사항이 있다면 오늘 내일 중으로 언제든지 그 해명을 듣겠다"며 "특별한 게 없다면 내일 MBC를 항의방문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박성중 간사와 위원들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옹호에 나선 '친윤' 의원은 또 있다. 박수영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음성 파일이 담긴 유튜브 링크를 올리며 "'국회에서 이 사람들이 아 승인 안 해주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들린다고 쓴 뒤 "음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D대학 김모 교수팀에 의뢰해서 잡음을 최대한 없애보았다. 다들 이걸 듣고 해설하시든지 논평하시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배현진 의원도 박 의원과 같은 링크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배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 '이 사람들이' 승인 안 해주고 '아 말리믄'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아주 잘 들린다. 국회 욕한 적 없는데 욕 들었다거나 외교참사 없었는데 외교참사 났다며 야당에서도 더 억울해할 일 없도록 깔끔하게 됐다"고 썼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