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팸' 꼬드겨 대출금 50억 가로챘다..전세사기 348명 적발
경찰이 사회초년생 ‘가출팸(가출 패밀리, 가출인 집단생활)’을 꼬드겨 이들의 명의로 꾸민 전세계약서 등 허위 서류로 금융기관에서 50억원대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챙긴 일당 등 전세사기범 348명(163건)을 적발했다.
지난 7월25일부터 2개월간 전세사기 범죄 집중 단속을 실시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들을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이 중 34명을 구속했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단속 현황을 신분별로 살펴보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으로 모집된 가짜 임차인 105명, 공인중개사 및 중개보조원 104명, 임대인 91명 및 건물관리인 42명, 건축주 6명 순이었다. 경찰은 이들의 전세사기 범죄로 인한 피해액수가 총 200억7000만원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경찰 단속 결과와 비교해 전세사기 관련 검거 인원은 287명(2021년 61명→2022년 348명) 증가했고, 구속된 인원은 3명에서 올해 34명으로 크게 늘었다. 경찰은 전담수사본부 및 각 시·도청 전담수사팀 운영, 국토교통부와의 협업 등이 단속 사례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20일 ‘가출팸 사건’ 한 건으로 잡아들였고 이 중 4명을 구속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 일당이 명의를 이용한 가출팸 구성원 중에는 지적장애인도 포함돼 있다. 또한 금융기관 직원이나 공인중개사 등이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은 은행권에 공문을 보내 현장실사 등 대출 심사 강화 개선 방안을 요청할 예정이다. 부산경찰청은 전세사기 사건에선 처음으로 범죄수익 4억5000만원에 대해 법원의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기소 전 추징보전이란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 범죄수익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 하게 하는 조처다.
경찰이 이번에 단속한 전세사기 중에는 ‘가출팸 사건’처럼 가짜 전세계약을 맺고 전세보증보험까지 들게 해 받은 전세대출금을 가로챈 유형의 사례가 185명으로 가장 많았다.
━
무자본 갭 투자로 52채 산 60대에 세입자들 100억 물려
인천 남동경찰서는 2020년부터 지난 7월까지 무자본 갭 투자로 주택 52채를 사들인 뒤 세입자들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60대 남성을 구속해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이 남성이 대출을 받아 사들인 집을 전세를 내주고 받은 보증금으로 다른 집을 사들인 뒤 다시 전세를 내놓는 방식으로 주택 수를 늘리는 사이 세입자들이 돌려받을 수 없게 된 보증금은 100억원대로 늘어났다.
경찰은 지난 24일 기준 1410명(518건)이 전세사기 혐의로 내사(입건 전 조사) 및 수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세사기 범죄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보험금을 과다하게 떠안게 된 사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국토부로부터 총 1만3961건에 대해 수사의뢰를 받거나 관련 자료를 국토부에 요청한 상태다. 경찰은 전세사기 정보 공유 및 수사연계를 강화하는 등 상시 공조체계를 구축하겠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국토부와 맺을 계획이다.
이번 집중 단속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20일 제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전세사기 일벌백계’를 지시하면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지난 7월25일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한 국가수사본부는 2023년 1월24일까지 각종 전세사기에 대한 집중 단속을 계속할 예정이다. 각 광역자치단체도 자체 태스크포스(TF)가 꾸렸고, 경찰은 전국 경찰서에 전담수사팀 296개(1681명)를 지정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 딸 김주애, 북 국가행사 첫 포착…외모 남달랐다" (사진 4장)
- "각각 결혼, 가정 있다"…청도서 남녀 공무원 저수지에 빠져
- 사전예약 이벤트 The JoongAng Plus | 중앙일보
- [단독] "엄마, 3일 연락 안되면 신고해"…한국인 8명 감금한 중국 조직
- 19세 여성 피살, 용의자는 與정치인 아들…인도가 뒤집혔다
- 하천에 빠진 여성 구한뒤 떠난 영웅…그는 '맥주병'이었다
- "바다가 이상해져부렀어" 어민 한숨…가을 전어 '금전어' 됐다
- 배우 곽도원 제주서 음주운전, 면허취소 수준…시민이 신고했다
- "전신마비, 대소변 혼자 못봐"…'쇼미' 출신 래퍼 충격 근황
- 한반도 더 세게 때리는 태풍…뜨거운 바다, 발생지 밀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