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 36SV 아득한 추억..그땐 SSG 뒷문이 이렇게 될 줄 몰랐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재훈(SSG)의 2019년 세이브왕 등극이 SSG 팬들에겐 아득한 추억이 됐다.
하재훈은 2019시즌 61경기서 5승3패36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하며 세이브왕을 따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투수로 뛰었지만, 일본 독립리그 시절까지 외야수로 뛴 시간이 좀 더 길었다. 그런 하재훈이 KBO리그에 오자마자 마무리투수로 변신해 구원왕에 올랐다.
하재훈은 당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6.3km를 기록했다. 최대 150km 초반을 가볍게 찍었다. 그해 SK는 역대급 용두사미 시즌을 보냈지만, 하재훈이란 확실한 마무리를 얻었다. 상체 위주의 투구를 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교정을 하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이후 인천의 뒷문은 거짓말처럼 헐거워졌다. 하재훈은 2020시즌 초반 어깨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더니, 2021년까지 재활에 매달리다 ‘포기’를 선언했다. 2021시즌 도중 타자 전향을 결심했고, 올해 백업 외야수로 뛰었다.
문제는 하재훈이 이탈한 뒤 SK도 SSG도 풀타임 마무리투수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제법 오랫동안 필승계투조에서 헌신한 우완 서진용에 떠오르는 좌완 김택형을 기용해봤으나 누구도 풀타임 마무리가 되지 못했다.
2020시즌은 팀이 완전히 망가졌으니 논외로 치고, 김원형 감독이 부임한 2021년부터 봐도 어지럽다. 출발은 서진용이었으나 베테랑 김상수의 페이스가 너무 좋아 마무리를 맡았다. 그러나 김상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서진용이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여름 들어 기복을 보였고, 당시 페이스가 좋은 김택형이 생애 첫 마무리를 맡았다.
김택형은 2021시즌 절반에 이어, 올 시즌도 마무리로 출발했다. 그러나 기복과 잔부상으로 5월 중순 이탈했다. 그 사이 다시 페이스를 올린 서진용이 마무리를 꿰찼다. 돌아온 김택형은 셋업맨을 맡았다. 이후 후반기 들어 서진용이 다시 흔들리자 토미 존 수술을 마치고 재활 시즌을 보내는 문승원까지 마무리를 차지했다. 문승원이 잔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면서 사실상 집단마무리다.
한 끗 차로 가을야구 문턱에서 무너진 2021시즌에도 불펜이 좀 더 견고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다. 올 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즌 초반부터,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눈 앞에 다가왔으나 뚜렷한 대안이 없다.
장기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김원형 감독에게 지난 24일 인천 두산전을 앞두고 “앞으로 SSG가 롱런하기 위해 불펜 투수들과 지도자 모두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라고 하자 공감의 반응이 나왔다. 당장 포스트시즌 불펜 구상도 쉽지 않게 됐다. 25일 인천 LG전 패배 과정에서도 불펜 불안이 고스란히 또 드러났다.
이쯤에서 부질없는 상상 하나. 하재훈이 부상 없이 계속 마무리를 맡았다면, 타자 전향이 없었던 일이라면 SSG 뒷문의 작년과 올해는 어떤 모습일까. KBSN 염경엽 해설위원은 올 시즌 초반 SSG 경기를 중계하다 타석에 선 하재훈을 바라보며 “아직도 하재훈이 타자보다 투수로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본다”라고 했다. 하재훈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염 위원의 생각은 그랬다.
[하재훈의 2019시즌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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