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조선왕릉에서 놀자~
9월 24일부터 10월 23일까지, 매 주말마다 조선왕릉이 활짝 열린다. 이름하여 ‘2022 조선왕릉문화제’. 슬로건은 ‘새로 보다, 조선왕릉’이며, 총 9개 조선왕릉(태강릉, 동구릉, 홍유릉, 선정릉, 헌인릉, 의릉, 서오릉, 융건릉, 세종대왕릉)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된다.
잘 알다시피, 2009년 조선왕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우리나라(남한)에는 총 40기의 왕릉이 있는데 한 왕조의 왕릉이 이렇게 온전한 형태로 모두 보존돼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사례라고 한다.
조선왕릉문화제는 국민들과 조선왕릉을 좀 더 가깝게 이어주기 위해 마련됐으며 2020년을 시작으로 벌써 3회를 맞이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온전하게 맞이하는 첫 행사라 더욱 뜻깊다.
‘조선왕릉’이라고 하면 유의미한 곳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직접 찾아가거나 관심을 갖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조선왕릉은 진정한 ‘문화 힐링 공간’이다. 왕릉과 그 주변의 풍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고 형태도 조금씩 달라 그 차이점을 살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여기에 각종 문화 체험 콘텐츠까지 결합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번 조선왕릉문화제는 9월 23일, 태강릉에서 열리는 개막제를 시작으로 10월 22일과 23일에 전주 경기전에서 열리는 ‘왕릉, 바퀴를 달다’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된다. 개막제를 포함하여 크게 9개의 행사가 있는데 나는 태강릉에서 열린 개막제와 구리 동구릉에서 진행된 ‘왕의 숲길 나무 이야기’에 참여했다.
태릉 정자각 앞마당에 모인 수백 명의 시민들. 태릉은 중종의 계비 문정왕후 윤씨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문정왕후는 SBS 대하사극 ‘여인천하’ , MBC ‘대장금’으로 유명한 왕비이기도 하다.
어둠이 깊게 내리깔린 태릉에서 연주된 생황과 하프의 협연. 두 악기의 선율이 조화를 이뤄 태릉의 고즈넉함을 더욱 배가시켰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의 환영사를 들은 후, 본격적인 축하공연이 진행됐다. 바로 ‘신들의 정원’ 하이라이트와 ‘노바스코피1437’ 드론쇼였다.
먼저, ‘신들의 정원’은 야간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더욱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왕릉의 정령인 ‘락’이 왕릉의 이야기를 들려준 후 “상위복”이라 외치며 애도의 노래를 부른다. ‘상위복’은 왕이 승하하면 내시가 왕의 웃옷을 메고 궁궐 지붕 위에 올라 외치는 의식이다. 상위복은 ‘죽음의 길로 가지 말고 돌아오라’는 뜻이다. 이후 왕릉을 호위하는 석물을 만든 다음 왕의 혼백을 맞이하고 모두가 안식을 얻는다.(참고=조선왕릉문화제 누리집)
‘신들의 정원’은 다양한 첨단기술을 활용한다. 야간에 열리는 점을 이용하여 각종 빛을 최대한 활용하여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개막제에서는 하이라이트만 볼 수 있었는데 앞으로 개최될 신들의 정원 풀버전이 무척 기대된다.
다음으로는 ‘노바스코피1437-하늘에 그린 꿈’ 공연이 이어졌다. 뭔가 이름이 어렵게 느껴진다. 노바스코피1437은 지금의 천문학자들이 600여 년 전 세종이 발견한 신성에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1437년 세종실록을 보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별인 ‘객성’이 전갈자리 별자리 둘째 별과 셋째 별 사이에 나타났다고 기록돼 있다고 한다.(참고=조선왕릉문화제 누리집)
무엇보다도 이 공연에서는 400대의 드론이 활용됐다. 우리는 평창올림픽 이후부터 드론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광경을 즐긴 바 있다. 이번에도 그 유익한 기술이 접목됐다.
나는 이 드론쇼를 보고 눈물이 날 뻔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성군인 세종대왕과 장영실이 그토록 염원했던, 그저 백성을 이롭게 하려고 노력했던 수많은 산물들이 하나씩 등장하는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고 이런 아름다운 장면이 조선왕릉 바로 위에서 수놓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개무량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이 공연은 끝나자마자 정말 크고 긴 박수갈채를 받았다.
9월 25일 일요일 오전. 나는 동구릉에서 열린 ‘왕의 숲길 나무 이야기’에 참여했다. 김태휘 문화해설사는 동구릉에 펼쳐진 수많은 나무, 왕릉 주변에 설치된 조형물들의 의미, 왕릉마다 형태나 주변 풍경이 다르다는 점 등을 2시간 가량에 걸쳐 맛깔나게 풀어냈다. 더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수신기를 제공해준 주최측의 배려로 왕릉의 자세한 모습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다.
이밖에도 왕릉음악회, 왕릉 야별행, 왕릉 어드벤처(카카오톡 챗봇을 이용한 미션 투어게임), 왕릉 포레스트(각종 힐링 콘텐츠), ‘왕릉, 바퀴를 달다’(전주 경기전-왕릉 포레스트, 신들의 정원 진행) 등 많은 행사들이 마련돼 있으니 아래 조선왕릉문화제 누리집에 꼭 접속해보기 바란다.
조선왕릉문화제 누리집 : https://jrt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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