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다시 찾은 현지 선교사 "일상 회복, 보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9월 26일 (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김평원 선교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는 1부 <이슈 인터뷰> 준비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사 동원령 발동 이후 러시아 곳곳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원령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가 벌이지고 있으며 국경에서는 러시아 젊은이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병참 관리에 실패했다는 책임을 물어 국방차관과 3성 장군을 전격 경질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영토 편입 주민 투표를 실시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습니다. 먼저,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가봅니다. 김평원 선교사 연결돼 있습니다. 선교사님 안녕하십니까?

◆ 김평원 선교사(이하 김평원): 안녕하세요.

◇ 이현웅: 지금 우크라이나 현지이신 거죠? 현재 시간은 몇 시입니까?

◆ 김평원: 그렇습니다. 여기는 새벽 4시 30분입니다.

◇ 이현웅: 이른 시간에 이렇게 연결을 해 주셨는데 일단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요. 현지 상황 자세히 전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3월에 저희 YTN라디오와 인터뷰하실 때만 해도 우리나라 국내에 계셨는데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간 이유가 있으십니까?

◆ 김평원: 저는 지난 8월 중에 2주 정도 우크라이나를 다녀갔고요. 지난주 금요일에 키이우에 도착해서 2차 방문 중입니다.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 현재 실제 상황이 어떤지 확인하고 싶었고요. 모든 생활 및 또한 사업 기반이 우크라이나에 있어서 안전 여부도 확인할 필요성이 있었거든요. 마침 우리나라 정부에서 안전지역에 한해 1개월 입국 허가를 해줘서 다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 이현웅: 걱정을 많이 안고 가셨을 것 같은데, 직접 본 모습은 어땠습니까?

◆ 김평원: 전쟁 발발 당시 2월에는 러시아군이 수도인 키이우 인근까지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밀고 들어와서 공습을 퍼부었었거든요. 당시에는 이런 진군 속도라면 수도 키이우를 비롯하여 우크라이나 전역이 러시아에게 함락당할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전쟁 발발 후 이제 200일을 넘기고 있는데요. 당시 상황과 비교하면 동부 및 남부 일부 격전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과 평안을 되찾아가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물론 교전으로 인하여 파괴된 건물들을 키이우 근교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일상을 회복하고자 애쓰고 있고 또 실제 그렇게 회복되고 있는 그런 모습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 이현웅: 그러면 지금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상을 똑같이 하고 계신 건가요?

◆ 김평원: 네, 그렇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 막상 들어와 보니까 우크라이나 서부 및 중부 지역,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역은 거리에 차도 많이 넘치고 직장이랄지 모든 삶의 일상들이 거의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이현웅: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전쟁 중이기 때문에 분명히 무언가의 제한 사항이나 어려움 같은 것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현지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김평원: 물론 수많은 군인들과 민간인들이 죽어가고 있고 또 600만이 넘는 전쟁 난민도 발생하였잖아요. 그러나 이곳에 와서 난민들이나 가옥이 파괴된 분들, 그런 분들을 만나 얘기를 해 봤는데요. 놀라울 정도로 전쟁으로 인하여 겪는 고통이나 어려움에 대하여 불평한다거나 자국, 정부를 원망하는 경우를 찾아보기가 어려웠고요. 다만 이구동성으로 우크라이나 군이 잘 싸울 수 있도록 충분한 무기 지원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호소가 제일 많았고요. 많은 해외 및 국내 난민들이 발생하여서 주거 문제 및 또는 다가오는 동절기를 어떻게 지낼 것인가에 대한 어려움이 가장 큰 것 같았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전쟁 가운데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도와주기가 어려워서 주로 구호단체들이 의존해야 하는 그러한 어려움을 안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이현웅: 최근에 대규모 대량 살상무기가 사용됐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현지에서도 중점 있게 다뤘나요?

◆ 김평원: 그렇죠. 워낙 충격적인 대량 학살 사건들이었기 때문에 현지에서도 굉장히 심각하게 이를 보고 있고 또 서로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 이현웅: 최근에 우크라이나가 다소 우세를 점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오기도 하는데 현지에서도 같은 분위기입니까?

◆ 김평원: 그렇습니다. 저도 놀라운 것이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만나본 사람들 중에 10명 중 8명, 약 80%는 승리에 대한 확신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서방국가의 무기 지원 그리고 합동정보작전 이런 것들을 통해 점령당했던 동부 지역과 남부 지역에서 영토를 급속도로 탈환해 가고 이러한 결과를 통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사기도 최고조에 오른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전쟁이 사실 장기화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전쟁 피로도가 상당할 것이고 또 휴전이나 정전에 대한 열망도 강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와보니 오히려 전쟁 승리를 위하여서는 어떤 불편과 희생이라도 감수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을 보고 저 자신이 놀랄 정도였습니다.

◇ 이현웅: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동원령도 내리고 있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을 했는데, 그야말로 전면전,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응들은 어떤가요?

◆ 김평원: 설마 러시아에게도 치명적인 부메랑을 가져올 수 있는 핵무기까지 사용할까,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푸틴의 성향 상 전세를 확장할 수 있다면 핵무기까지도 사용할 것이다, 라는 말들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고요.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전면전은 없다, 동원령은 없다. 수없이 말해놓고 결국 뒤집은 것처럼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무모한 일을 서슴없이 할 수가 있고 러시아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전술핵이라 할지라도 전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이전에는 허풍으로 들렸으나 이제는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고요. 또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 이현웅: 선교사님, 우크라이나 현지로 다시 들어가실 때 혹시 어떤 루트로 가셨습니까?

◆ 김평원: 한국 정부에서는, 지금 (전쟁이) 200여 일이 지나고 있어서 우크라이나에서 거주하던 교민들 삶이 굉장히 힘들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 달 정도의 특별 입국 허가를 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 제도를 이용해서 이번에는 폴란드로 비행기를 타고 와서요. 폴란드에서 유로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통해서 들어왔습니다.

◇ 이현웅: 버스를 타고 이동하실 때에도 전쟁의 참혹한 모습들 많이 보셨습니까?

◆ 김평원: 저희가 들어올 수 있는 루트는 상대적으로 안전 지역이기 때문에요. 직접적인 교전이랄지 이런 것들이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곳곳에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고 또 키이우 가까이 올수록 교전 지역의 폐허화된 그런 모습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 이현웅: 선교사님께서 현지 우크라이나 민간인, 군인들의 참혹한 사진을 공유하신 것으로 아는데 직접 느끼고 계신 전쟁의 참사 현장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청취자분들께 공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평원: 실제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 영토의 20%가 지금 러시아의 수중에 들어갔고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이 바로 근교거든요. 제 집 주위에도 대형 창고랄지 슈퍼마켓들을 전부 파괴한 모습을 볼 수가 있었고요. 또 키이우 25km, 30km 근교에 여러 마을들이 참혹하게 파괴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또 한 도시는 거의 90% 이상이 파괴되고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니까 그곳에서 100여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군이 최초로 전사를 하였다, 그런 얘기를 듣고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 이현웅: 현재 상황 자세히 전해 주셨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김평원 선교사 연결해 봤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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