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 불법 자행 대표적 사례" WP

강영진 2022. 9. 2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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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30년전 트럼프 카지노 경영 실패 때 채권자 회의
"경영안하는 대가로 매년 150만달러 주자" 제안
뉴욕 검찰 "트럼프 자산 부풀리기 200번 넘어" 기소
"힘있고 돈많은 사람들 법 안지키는 대표적 사례"

[서울=뉴시스]뉴욕 트럼프월드타워(사진=대우건설 제공)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채권자들이 수십년 동안 만기가 도래한 대출금을 이월시켜 왔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지적했다. 트럼프를 파산시키는 것보다는 구제하는 것이 손해가 작다는 이유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필자가 트럼프를 처음 만난 것은 30년 전으로 애틀랜틱시티 카지노 투자 실패에 대해 보도했었다. 당시나 지금이나 트럼프는 부자는 보통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30년 전 취재 당시 트럼프 채권자 여러명이 2시간동안 가졌던 회의 내용 녹음을 들었었다. 당시 이들의 대출금은 수천만달러 규모였다.

채권자들은 4100만달러를 갚지 못한 트럼프를 파산시킬 수도 있었지만 트럼프를 구제하는 것이 파산시키는 것보다 손해가 적었다.

1991년 6월에 열린 채권자 회의에서 채권자들은 법원이 트럼프를 파산시킬 경우 몇 년 동안 자금이 묶일 것을 우려했다. 채권자들은 트럼프가 카지노 운영을 엉망으로 했다고 판단하면서도 트럼프에게 카지노 운영자금으로 매년 100만달러 이상을 추가로 대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 채권자가 "150만달러에 대해 트럼프는 뭘 제시하느냐"고 묻자 다른 채권자들 모두가 웃었다. 채권자들의 한 자문위원이 "기대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가 경영하지 않는 대가로 봐야 한다"고 하자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

트럼프를 인터뷰할 당시 그는 채권자들이 자신을 믿고 존경하는 덕분에 자신이 경제적으로 성공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내가 일을 잘하고 정직하기 때문에 그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

뉴욕검사장 레티샤 제임스가 지금 채권자들이 하지 못한 일을 하는 중이다. 기업가로서 실패와 잘못에 책임을 묻고 있다.

제임스 검사장은 트럼프가 허위로 자신의 자산을 수십억달라로 부풀렸다고 기소했다. 대출과 세금 탈루를 위해 허위 회계 결과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제임스 검사장은 트럼프가 2500만달러(약 357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했다며 환수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거부인 트럼프가 경영 잘못으로 수백만달러를 손해보고도 빠져나가는 비열한 수법을 잘 보여준다.

스콧 피츠제럴드는 단편소설 "리치 보이(Rich Boy)"에서 "큰 부자들은 너와 나같은 보통사람들과 다르다"고 썼다.

최상급 연금과 눈튀어나올 봉급 등 일을 엉터리로 하고도 엄청난 보수를 받고 영향력이 큰 역대 회사 경영자들 사례가 매우 많다.

리처드 스미스 전 이퀴팩스(Equifax) CEO는 회사 자료 유출 사건으로 "퇴직"하면서 1800만달러 이상의 연금을 받았다.

금융위기를 초래한 금융회사들의 많은 경영자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터무니없는 보너스와 스톡옵션, 몇 년 동안 수백만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2008년 무너진 리먼브라더스 딕 풀드 CEO는 회사가 최종 파산처리되기 전까지 매년 3438만달러(약 491억원)를 받았다.

2008년 미 하원 감시 및 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리먼브라더스 사건을 다뤘다. 당시 의장 헨리 왁스먼이 "풀드와 다른 리먼사 경영진들이 계속 부자가 되는 동안 리먼브라더스와 우리 경제는 벼랑끝으로 돌진했다"고 말했다. 왁스먼 의장은 풀드가 연말 1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연말 보너스와 주식보상 및 퇴직금으로 탕진했다고 했다. 그는 "리먼 파산이 경제와 납세자들에게 미친 피해가 공정하지 않다. 풀드는 잘 지낼 것이다. 그는 리먼에 재직하는 동안 5억달러 이상을 벌었지만 납세자들은 월스트리트와 경제 위기 극복에 7000억달러를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기소 내용을 살펴보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금융기관은 책임을 안 지나? 트럼프가 기업을 파산시킨 역사가 많은데 그가 제시한 숫자를 제대로 살펴보지 이유가 뭘까?

뉴욕 검찰은 트럼프와 자녀 3명 및 트럼프재단 고위 임원들이 여러 뉴욕 부동산 자산가치를 엄청나게 부풀려 은행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빌렸다면서 기소했다. 트럼프와 가족들은 부인하지만 뉴욕검찰은 2011년~2021년 트럼프와 트럼프 재단이 고의적으로 금융기관을 속이기 위해 200번 이상 허위 자산평가를 했다고 밝힌다.

투자자들과 금융기관들이 큰 손해를 보면서 트럼프는 계속 돈을 벌 수 있었는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은행들은 그의 부채를 여러 번 부채 조정 협상을 통해 구제금융을 해주거나 대출금 담보 가치를 높게 쳐줬다. 트럼프는 은행과 채권자들이 그를 파산시키는 걸 막으면서 버텨왔다.

일반인들은 주택담보대출, 학자금 대출, 신용카드 사용금 결제를 하지 못하면 신용불량자가 된다.

우스갯소리로 은행에서 1만달러를 빌리면 잠을 잘 못자게 되지만 1000만 달러를 빌리면 은행이 잠을 못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큰 부자들은 재정적 어려움에 빠져도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걸 잘 표현한 말이다.

제임스 검사장은 "이 나라의 힘있고 돈많은 사람들이 오래도록 자신들은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행동해왔다. 도널드 트럼프는 그런 악행의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30년 전 나는 트럼프의 카지노 경영실패에 대해 "트럼프가 파산할 걱정은 없다"고 썼다. 그런 시대가 마침내 끝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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