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와 친서에서 文·참모 배제 직접 담판 요청
[앵커]
북미 정상회담 당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 참모들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을 배제하고 직접 담판을 하자고 요청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북미 두 정상이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주고받은 친서 27통이 공개됐습니다.
송영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 이후 미국이 비핵화 후속 조치를 압박하던 9월,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당시 미국 고위급 대표였던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설전을 벌이기보다, 정치 감각이 탁월한 트럼프 각하와 직접 만나 심층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9월 21일 자 친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적었습니다.
문 대통령의 과도한 관심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문 전 대통령이 관여하지 않기를 바라는 의중을 표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친서를 평양에서 문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이틀 뒤에 썼습니다.
[김천식/전 통일부 차관 : "김정은은 미국 관료들과 또 문재인 대통령을 불신하고, 트럼프와의 직접 담판을 통해서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친서 외교는 싱가포르 회담 이후 더 빈번해졌고, 두 정상은 서로 존경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하고 걸출한 정치인' '결단력을 갖춘 지도자'라고 불렀고, 트럼프는 김정은을 '친애하는 위원장님'으로 부르며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노이 2차 회담 결렬 뒤 편지 왕래는 줄었습니다.
3차 판문점 회담 이후에도 협상이 지지부진하던 2019년 8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합훈련 중단, 제재 완화 등 어느 것도 얻은 게 없다면서, 해준 게 뭐냐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2018년 4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주고받은 친서 27통을 공개한 주미 특파원모임 한미클럽은,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이근희
송영석 기자 (sy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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