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30일 개막, LCK 4개팀의 경쟁력은?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드디어 30일(이하 한국시각 기준) 개막한다.
LCK(한국)를 대표해 젠지 e스포츠, T1, 담원 기아, DRX 등 4개팀이 나선다. 역대로 한국은 11번의 롤드컵 가운데 6차례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급성장한 LPL(중국)의 기세에 눌려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번의 롤드컵 중 단 1회 우승에 그치고 있다. 2020년 담원이 3년만에 우승컵을 LCK로 가져 왔지만, 지난해 다시 중국에 빼앗기고 말았다.
하지만 지난해 대회 4강전에 3개의 팀을 올릴만큼 다시 국제 대회 경쟁력을 회복한 상황이고, 특히 T1과 젠지, 담원 등 3개팀이 LCK의 6번 우승을 합작한 경험이 있기에 자신감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중국 4개팀을 반드시 넘어야 하고, 복병 LEC(유럽) 팀들도 꺾어야 7번째 우승컵을 가져올 수 있다. LCK 4번 시드인 DRX가 30일 플레이 인 스테이지(24강전)를 시작하고, 나머지 3개팀은 10월 8일부터 그룹 스테이지(16강전)에 돌입한다.
▶만만한 조는 없다
24강부터 뚫어야 하는 DRX가 가장 험난한 일정이지만, 3개팀의 16강 조 편성도 결코 만만치 않다.
DRX는 플레이 인 스테이지 B조에서 LPL의 RNG와 개막 첫 경기를 가진다. RNG는 서머 시즌 4위에 그쳤고, 지역 선발전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4번 시드로 롤드컵 막차를 탔지만 올해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를 제패한 전통의 강호이다. 그만큼 LPL에서 좀처럼 독주하는 팀이 나오지 않을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DRX로선 RNG, 그리고 LEC의 매드 라이온스를 넘어야 그룹 스테이지 직행을 하는 조 1위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패해서 2위 이하로 떨어질 경우 A조팀들과의 크로스 경기를 가져 승리해야 하는 험난한 일정에 돌입한다. 전력 노출을 최소화 시키고, 체력 비축을 위해서라도 우선 1위가 지상 과제다. DRX가 그룹 스테이지에 오를 경우에도 한국팀이 없는 C조로 자동 배치, LEC 1번 시드인 로그 그리고 LPL 2번 시드인 TES를 만나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롤드컵 준우승팀이지만, LCK 3번 시드를 받은 담원이 B조에 속해 LPL 징동 게이밍과 LEC의 복병 G2 e스포츠를 만나게 되면서 역시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롤드컵 출전을 앞두고 지난 2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담원의 김건부는 "우리가 롤드컵에서 우승했던 2020년에도 징동과 같은 조였다.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징동에는 한국 선수인 '카나비' 서진혁이 정글러로 활약중이다.
상대적으로 젠지와 T1은 조금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8강전부터 LCK팀끼리의 내전을 피하기 위해선 조 1위 확보가 중요한데, 조별로 확실한 호적수가 존재한다. A조에 속한 T1은 디펜딩 챔프인 LPL의 EDG를 반드시 넘어야 1위가 가능하다. EDG는 서머 시즌 5위에 그친 후 역시 지역 선발전을 거쳐 힘겹게 롤드컵에 합류했지만 '바이퍼' 박도현, '스카웃' 이예찬 등 2명의 한국 선수들이 건재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젠지와 담원을 연달아 3대2로 꺾으며 우승을 차지할 만큼 한국팀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연히 최고 경계대상이라 할 수 있다.
D조의 젠지는 LCK 1번 시드라 다른 지역팀들의 수준이 떨어지지만, 그룹 스테이지 진출이 거의 확실한 RNG가 지역 안배상 반드시 들어오기에 역시 조 1위 확보가 수월치 않다. 젠지가 역대 어느 때보다 좋은 기세로 롤드컵에 나선 상황이고, 1번 시드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 조별 경기력에 따라 다른 LCK팀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적응이 변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 2년간은 대부분 무관중에다 장소 이동 없이 치러졌는데, 올해부터는 다시 예전의 유관중 오프라인 대회 체제로 복귀했다.
게다가 멕시코와 미국 등 2개국 4개 도시를 이동하며 경기를 펼쳐야 하기에 현장 분위기에 금세 적응해야 하는 것이 좋은 경기력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그룹 스테이지와 8강전이 열리는 미국 뉴욕 훌루씨어터는 5500명이 입장 가능한 극장식 무대이지만, 4강전이 열리는 애틀란타 스테이트팜 아레나 그리고 결승전 장소인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는 2만명 내외의 관중이 입장 가능한 NBA(미국 프로농구) 코트이다.
4개팀 모두 롤드컵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포함돼 있어 현지 적응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올해도 역시 한국 출신 코치진이나 선수들이 해외팀에 다수 포진해 있어, 이들의 역할이 한국 4개팀들에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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