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장 커지자 정면돌파 선택..비속어 사용 여부는 언급안해

김윤희 기자 2022. 9. 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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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미국 순방에서 불거진 비속어 사용 및 발언 왜곡, 영상 유출·보도 경위 등에 대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발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 의회를 가리킨 게 아닌데도 이를 악의적으로 왜곡 편집해 보도했다는 취지다.

MBC 등 일부 언론들이 지난 22일 윤 대통령의 발언이라면서 "국회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보도했는데, 일단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규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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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마치고… :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 후 처음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한 26일 오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실과 다른 보도’ 규정

소리공학 전문가에 분석 의뢰

‘날리믄’ 가능성이 크다는 소견

“전쟁중 아군에 돌맞았다” 비판

與野공방속 보도 과정 의혹도

대통령실 뒤늦은 대처도 문제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미국 순방에서 불거진 비속어 사용 및 발언 왜곡, 영상 유출·보도 경위 등에 대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발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 의회를 가리킨 게 아닌데도 이를 악의적으로 왜곡 편집해 보도했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XX들이’라는 비속어 사용 여부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은 채 파장이 커지자 정면돌파성 ‘반격’을 선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MBC 등 일부 언론들이 지난 22일 윤 대통령의 발언이라면서 “국회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보도했는데, 일단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규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발언 내용을 객관적으로 밝히기 위해 국내 복수의 소리 공학 전문가들에게 음성 분석을 의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승인 안 해주면’은 ‘승인 안 해주고’, ‘바이든이’는 ‘날리믄(‘날리면’의 사투리)’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소견을 얻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독백처럼 했던 말인 만큼 대통령 기억 이외의 객관적 근거를 찾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실 확인 때까지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했는데도 부정확한 영상에 자막까지 입혀서 보도됐다”며 “총성 없는 외교 전쟁 도중 아군으로부터 돌을 맞은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와 언론이 외교 현장에서도 극심한 진영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 순방 중 비속어 논란이 한국사회 갈등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순방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국제 외교 망신 참사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대통령이 국회를 욕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보도 과정도 의문점을 남기고 있어 진상규명이 요구된다. 윤 대통령이 수행원들과 사적으로 한 이야기가 당시 행사를 촬영하던 방송 영상 풀기자 카메라에 찍혔고, 앞뒤 맥락이 잘린 채 편집된 영상이 출입기자단이 보도하기도 전에 SNS에 유포됐다. 국민의힘은 당시 영상을 촬영한 풀 기자가 MBC 기자였다는 점을 들어 그간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던 MBC를 이번 사태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과 별도로 대통령실의 뒤늦은 대처와 해명은 부적절했던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보도가 나간 지 13시간 만에 공식 해명을 내놨다. 그 사이 대통령 발언은 국내 여야 난타전을 넘어 외교 파문으로 이어졌다. 여권 관계자는 “사실 파악을 이유로 사태 수습의 골든타임을 허비했다”고 지적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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