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쏜 날 정치국회의 연 북한.."가을걷이 역량 총동원" 식량 논의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당일 정치국회의를 열어 농업정책 집행 강화 문제를 논의했다. 대외적으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무력시위를 벌이는 동시에 내부적으론 최대 과제인 식량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정치국회의가 지난 25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열렸다고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당 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들이 회의에 참가했고, 조용원 상무위원(당 조직비서)이 김 위원장 위임을 받아 회의를 사회(진행)했다.
노동신문은 “정치국은 올해 농사실태를 점검하고 해당 농업정책들을 철저히 집행하기 위한 문제를 주요의정으로 토의하고 중요결정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중요결정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정치국회의에서는 당면한 가을걷이와 탈곡에 모든 역량과 수단을 총동원, 총집중시키며 양곡수매와 공급사업을 개선하고 당과 국가의 양곡정책집행을 저애(방해)하는 온갖 현상들과의 투쟁을 강도높이 전개할 데 대하여 강조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올해 홍수·태풍 등 각종 자연재해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농작물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양곡 생산 목표 달성을 독려하며 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식량문제, 인민소비품문제를 비롯한 인민생활향상과 관련한 절실한 문제들을 원만히 푸는 것은 공화국정부 앞에 나선 가장 중요한 혁명과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무조건 보장해야 할 가을밀, 보리재배면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금은 밀, 보리농사에서 중요한 시기이다. 농촌들에서는 가을걷이와 낟알털기를 비롯하여 여러 영농공정이 겹쳐 진행되고 있다”며 “밀, 보리재배면적을 늘이는 사업을 형식적으로, 겉치레식으로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자책과 반성을 장려하며 꾸준하고 완강한 실천력으로 밀, 보리농사에서 일대 전환을 일으키는데서 기수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고 했다.
농업정책 집행 문제를 논의한 정치국회의는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날 열렸다. 밖으로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남한 입항과 한·미 해상연합훈련을 비난하고, 안으로는 최대 현안인 국가알곡생산계획 달성에 집중하며 주요한 내·외치 활동을 병행한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 기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공식매체를 통해 전날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이 제시했던 국방력 강화 일환으로 여러 가지 무기체계 연구개발이나 (미사일) 시험발사 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공개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여러 가지 의도가 있는지 좀 더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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