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독일 총리 "우크라이나 지원하지만, 장갑차는 안돼"

이지민 2022. 9. 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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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약속하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줄곧 요청한 레오파르트 전차와 마르더 장갑차를 지원에는 선을 그었다.

인터뷰에서 그는 우크라이나가 지원을 요구하는 전차와 장갑차를 왜 지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만, 러시아와 나토 간 전쟁으로 확전하지 않는 한에서 그것(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숄츠 정부는 정작 우크라이나가 줄곧 요구해 온 전차와 장갑차 지원은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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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약속하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줄곧 요청한 레오파르트 전차와 마르더 장갑차를 지원에는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무기 지원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숄츠 총리와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우크라이나가 지원을 요구하는 전차와 장갑차를 왜 지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만, 러시아와 나토 간 전쟁으로 확전하지 않는 한에서 그것(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냐면 확전은 곧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베를린 총리실에서 대기하고 있다. 베를린=AP연합뉴스
독일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그간 고수하던 러시아와 서방 간 대화를 강조하던 노선을 완전히 틀었다. 이후 올해부터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쓰기로 하고, ‘분쟁지역 무기 수출 금지’ 정책도 풀었다. 우크라이나 사태 뒤 숄츠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군사 원조 규모는 7억유로(약 9662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숄츠 정부는 정작 우크라이나가 줄곧 요구해 온 전차와 장갑차 지원은 거부하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최근 트위터에 “왜 이 무기들이 공급될 수 없는지에 관한 합리적인 논쟁은 없고, 단지 추상적인 두려움과 변명만 있다”며 “독일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쿨레바 장관의 말을 빌려 NYT가 숄츠 총리에게 질문하자 숄츠 총리는 평소답지 않게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숄츠는 ‘숄츠로봇(Scholzomat)’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무뚝뚝한 답변을 하기로 유명한데, 이날 인터뷰에서는 이례적인 모습이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리더십은 단순히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게 아니다”라며 “리더십이란 옳은 결정을 내리고 강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으며, 결코 혼자 무언가를 하지 않고 있다”며 “그것이 우리가 매우 위험한 전쟁에 대응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전차와 장갑차 지원을 거부하는 숄츠 총리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동맹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독일 주재 미 대사관이 남긴 트윗으로 반박했다. 독일 주재 미 대사관은 최근 트위터에서 “우크라이나에 가능한 한 많은 지원을 촉구한다”며 “원조의 종류에 대한 결정을 궁극적으로 각국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수복한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22일(현지시간) 박격포를 발포하고 있다. 쿠피안스크=AP뉴시스
NYT는 전쟁이 어떻게 끝나야 마땅한지에 관해 숄츠 총리가 자신의 비전을 상세히 설명하길 꺼렸다고도 짚었다. 대신 숄츠 총리는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NYT에 기고한 글에 큰 공감을 표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견하거나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전쟁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숄츠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NYT에 (이런) 글을 써 줘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독일 내에서도 적극적인 무기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집권 사민당의 연정 상대인 자유민주당의 마리 아그네스 스트라크짐머만 국방위원장은 “유럽 전체가 독일이 첫발을 내딛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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