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 세균·바이러스, 자석으로 뽑아낸다..코로나 치료도 가능

최정석 기자 2022. 9. 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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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환자의 혈액에서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박테리아만 골라 없애는 방법을 새롭게 개발했다.

오미크론과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도 혈액에서 제거할 수 있어 감염병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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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헌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
자성 있는 입자에 혈액세포막 두르면
혈액세포막이 세균·바이러스 붙잡아
자석으로 자성입자 수거해 혈액 정화
세포막 자성나노입자 작동 원리를 표현한 이미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환자의 혈액에서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박테리아만 골라 없애는 방법을 새롭게 개발했다. 오미크론과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도 혈액에서 제거할 수 있어 감염병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주헌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은 자성 나노입자 표면을 혈액세포막으로 감싼 ‘혈액세포막-자성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이 환자 몸 밖에서 돌고 있는 혈액에 혈액세포막-자성나노입자를 섞어주면, 혈액 속 바이러스가 이 입자에 붙잡힌다. 이는 자성나노입자를 둘러싼 혈액세포막이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바이러스, 박테리아를 붙잡아 두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자석을 이용하면 혈액세포막-자성나노입자가 바이러스, 박테리아와 함께 자석에 달라붙으면서 몸 밖으로 빠져나온다. 이런 식으로 감염병 발생 원인을 몸속에서 제거할 수 있다. 일종의 ‘혈액 정화 기술’인 것이다.

수술실에서 체외순환기를 달고 있어 혈액이 몸속 혈관과 몸 밖의 인공혈관을 모두 돌고 있는 환자에게 이 입자를 활용할 수 있다. 체외순환기는 수술 중 환자 몸 밖에서 심장의 혈액순환 기능, 폐의 가스교환 기능을 대신해주는 장치다

UNIST는 이번 기술이 패혈증 환자나 중환자실에서 세균에 2차 감염된 환자 치료에 쓰인다면 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 중이다. 패혈증이나 세균 감염으로 과도한 면역반응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사이토카인 폭풍 등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각종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백신 등이 나오기는 했지만 슈퍼박테리아, 코로나19 신종 변이 등 기존 치료제가 없는 새로운 병원체까지 치료하기는 어렵다.

반면 이번 혈액세포막-자성나노입자는 어떤 병원체든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범용성이 뛰어나다고 UNIST 측은 설명했다. 다제내성균과 사람의 분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박테리아 135종을 99% 제거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신종 변이 또한 없앨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에서 기존 항생제로 치료가 어렵다 알려진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과 카바페넴 내성 대장균에 대해 혈액세포막-자성나노입자가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도 전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교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제공

이번 연구·개발을 주도한 강 교수는 “혈액세포막-자성나노입자는 우리 몸이 선천적으로 가진 면역 대응 원리를 모사해 많은 종류의 감염원인 물질을 사전 진단 없이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항생제 내성균 감염이나 새로운 감염병 유행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 기술로 만들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스몰’지 온라인판에 이달 7일 사전 공개됐으며 곧 출판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미래기술육성센터와 UNIST가 이번 연구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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