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몬더그린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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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의 노래 'The Bonny Earl of Murray'의 가사 중 '앤 레이드 힘 온 더 그린(And Laid him on the green)'을 여러 차례 듣다 보면 '앤 레이디 몬더그린(And Lady Mondergreen)'이라고 들린다.
특정한 발음이 듣는 사람에게 익숙한 말로 들리는 현상을 '몬더그린 현상'이라고 하는 유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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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스코틀랜드의 노래 ‘The Bonny Earl of Murray’의 가사 중 ‘앤 레이드 힘 온 더 그린(And Laid him on the green)’을 여러 차례 듣다 보면 ‘앤 레이디 몬더그린(And Lady Mondergreen)’이라고 들린다. 특정한 발음이 듣는 사람에게 익숙한 말로 들리는 현상을 ‘몬더그린 현상’이라고 하는 유래다. 예전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에서 팝송 ‘All by my self’(올 바이 마이 셀프)를 ‘오빠 만세’로 바꿔 부른 코너가 있었는데 바로 몬더그린 현상을 이용한 개그다. ‘바베큐성 사전각인 효과’라는 것도 비슷하다. ‘바베큐’를 여러 번 반복해서 들려주면 ‘밥익혀요’‘밤에키워’ ‘아늑해요’ 등의 발음과 비슷하게 들린다. 특히 자막을 보여주면 효과가 배가돼 마치 그 단어를 말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청자(聽者)에게 불분명한 소리를 들려주고 자막에 특정 단어를 보여주면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특히 음향이 좋지 않을 때 이런 혼란 현상은 더 심해진다. 충남 서산의 해미 성지의 ‘여수머리’는 천주교 박해 시기에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형장으로 끌려가던 천주교인들의 말을 동네주민들이 ‘여수머리’로 알아들은 데서 유래했고, 함안의 각대미산도 6·25전쟁 당시 미군들이 욕설 ‘갓뎀’이라고 말하는 것을 동네 사람들이 듣다가 이렇게 됐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을 향해 “국회에서 이××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언급했다는 것을 MBC가 자막을 달아 가장 먼저 보도했다. 다른 언론도 뒤따라 이를 보도했고 국내외 파장이 일었다. 그러나 13시간 후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했고, 미국이 아닌 국내 정치권을 향한 말이라고 했다. 김 수석의 설명처럼 ‘날리면’이라는 자막을 보고 들으면 그대로 들리기도 한다. 1억 달러 공여를 약속한 것을 ‘야당이 날려버리면 어쩌나’라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소음이 많아 불분명한 말을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MBC가 확정적으로 보도하면서 문제를 키웠다. 언론의 본령은 ‘팩트 체크’에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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