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신라 금귀걸이 비교하니..삼국시대 명품 귀걸이 한자리에
국보·보물 34점 등 유물 1021점 선보여
백제시대 귀걸이를 중심으로 삼국시대의 대표적 귀걸이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국립공주박물관은 특별전 ‘백제 귀엣-고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를 27일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한다고 26일 밝혔다.
특별전에는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무령왕·왕비의 귀걸이(국보)를 비롯해 삼국시대 명품 귀걸이, 신석기~조선시대 귀걸이 등 모두 354건 1021점의 유물이 선보인다. 전시작 가운데 국가지정문화재만도 34점으로 국보 8점, 보물 26점에 이른다.
특히 강원도 화천 등 당시 백제 영역이던 곳곳에서 발견된 백제 귀걸이 142건 216점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물론 여기에 신라와 가야 등 국보·보물로 지정된 삼국시대의 걸작 귀걸이가 함께 선보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귀걸이는 한반도에서 선사시대인 신석기시대부터 만들어져 현대에 이르기까지 활용되는 주요 장신구다. 귀걸이 재료는 동물뼈·이빨에서 시작돼 옥·수정 등을 거쳐 금·은, 나아가 금·은·유리와 각종 보석의 조합 등으로 발전했다. 용도나 상징성에 있어서도 당초 주술적 의미에서 나아가 왕과 왕비·귀족 등 최고 지배층의 신분 구분, 치장용의 장신구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귀걸이는 고대 역사와 사회문화상 연구의 주요 사료이지만 목걸이·반지 같은 다양한 장신구들의 하나로 인식돼 귀걸이 유물만 독자적으로 연구·조명받은 경우는 드물다. 그동안 귀걸이 전시도 대부분 시대별·지역별 등으로 분류한 단편적 전시에 그쳤다.
이번 특별전은 백제, 신라, 가야 등 삼국시대 귀걸이를 서로 비교해 볼 수도 있어 주목할 만하다. 전시명의 ‘귀엣고리’는 ‘귀고리(귀걸이)’의 옛말이다.
특별전은 3부로 구성돼 1부는 백제 귀걸이의 구조와 특징·제작 과정 등을 소개한다. 무령왕·왕비의 귀걸이를 비롯해 백제 귀걸이들은 세련된 미적감각과 더불어 뛰어난 금세공 기술을 자랑하듯 정교하고 다양한 기법이 두드러진다. 단순한 구성의 귀걸이도 있지만 일부는 고리에 화려한 드리개를 달거나 이질적 재료들을 융합시켜 장식적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전시에는 귀걸이의 현미경 조사와 성분분석 결과, 무령왕 귀걸이의 재현 과정 등도 보여줘 이해를 돕는다.
‘왕과 귀족의 소유물’에서는 당시 귀걸이를 착용한 사람들 이야기, 귀걸이가 가진 다양한 맥락이 선보인다. 특히 무령왕·왕비가 합장된 백제 무령왕릉과 신라시대 왕비가 묻힌 경주의 황남대총 북쪽 무덤에서 각각 출토된 왕비의 장신구들이 함께 전시된다. 백제와 신라 왕비의 미의식, 당시 귀걸이를 만든 장인의 세공기술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또 공주·천안·부여는 물론 강원 화천·전남 나주 등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유물들과 발굴된 백제 귀걸이도 있다.
전시의 마지막은 당시 나라별 문화교류를 살펴볼 수 있는 ‘동아시아의 연결고리’란 소주제다. 국보·보물로 지정된 귀걸이 6쌍 등 삼국시대 귀걸이가 한 자리에 모여 당시 지배층의 취향이나 미적감각, 세공기술, 특징 등을 비교해 살펴볼 수 있다. 무령왕·왕비 귀걸이를 비롯해 신라의 경주 보문동 합장분(부부총) 출토 귀걸이(국보), 가야의 합천 옥전 고분군 출토 귀걸이(보물) 등은 별도의 특별 전시공간이 마련됐다.
공주박물관은 전시와 연계해 ‘블링 블링 귀걸이 공방’ ‘우리 가족 슬기로운 공작 생활’ 등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10월 1일부터 10일까지는 공주·부여 등에서 백제 역사와 문화를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로 살펴보는 백제문화제도 열린다.
공주박물관 한수 관장은 “그동안 그 중요성에 비해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백제와 삼국시대 귀걸이를 특별 조명해보는 기획전을 마련했다”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시처럼 자세히, 오래 봄으로써 귀걸이에 담긴 다양한 사회문화적 의미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 26일까지.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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