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걸그룹 최초 넘어 K팝 새 역사[MK뮤직]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며 K팝 여성 아티스트의 새 역사를 썼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빌보드 측은 공식 홈페이지 기사를 통해 "블랙핑크의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가 미국에서 약 10만 2000장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며 10월 1일자 빌보드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여성 아티스트 최초의 기록인 동시에 지난 2020년 10월 발표한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UM)'이 기록한 빌보드 200 2위의 성적을 자체 경신한 팀 최고 성적이다.

앞서 블랙핑크는 미니 1집 '스퀘어 업(SQUARE UP)' 40위, 미니 2집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24위로 '빌보드 200'에서 계단식 성장하며 정상에 다가섰고, 데뷔 6년 만에 정상 고지를 밟게 됐다.

블랙핑크의 이번 성과는 자체 커리어하이를 넘어 음반 시장 전체를 두고 봤을 때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 아티스트로서는 네 번째, 전체 여성 그룹으로서는 2008년 4월 5일 미국의 걸그룹 대니티 케인 이후 약 14년 5개월 만에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K팝의 위상을 드높였다.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영미 차트 1위 석권…압도적 글로벌 파워

블랙핑크의 '빌보드 200' 1위 입성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이들의 정규 2집 '본 핑크' 실물 음반은 예약 판매 기간에 선주문량 200만 장 이상을 기록하더니 하루 반나절 치 집계만으로 214만 1281장(북미·유럽 수출 물량 포함)을 팔아치우며 K팝 걸그룹 최초 '더블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초동 기록(음반 발매 후 일주일 간의 판매량) 또한 한터차트 기준 총 154만 2950장을 돌파하며 K팝 걸그룹 신기록을 썼다.

빌보드 낭보에 앞서 블랙핑크는 최근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 K팝 걸그룹 최초,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 송 주간 차트에서는 K팝 아티스트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블랙핑크는 23일 공개된 최신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정규 2집 '본 핑크'로 1위에 올랐다. 오피셜 차트는 미국 빌보드 차트와 더불어 팝 음악계 양대 차트로 꼽힌다. 한국 가수가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정상에 오른 건 이제까지 그룹 방탄소년단이 유일했으나 블랙핑크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미국 차트와 영국 차트에서 동시에 1위에 오른 여성 그룹은 2001년 비욘세 등이 속했던 미국 걸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 이후 없었다. 블랙핑크는 무려 21년 만에 1위에 오르며 팝 역사를 새로 썼다.

스포티파이 '톱 송 글로벌 주간 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스포티파이 주간 차트에서 한국 가수가 1위를 기록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 타이틀곡 '셧 다운'은 지난 일주일간 총 3918만 6127회 스트리밍된 것으로 집계됐다.

'셧 다운' 외에도 '핑크 베놈' 5위, '타이파 걸'(Typa Girl) 14위, '하드 투 러브'(Hard to Love) 24위 등 앨범 전곡이 이 차트 톱 50에 진입했다.

이로써 이들은 세계 양대 차트로 불리는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 184개국 4억 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모두 정상을 석권하게 됐다.

블랙핑크의 글로벌 성과는 독보적이다. 앨범 발매와 함께 이들은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60개국 1위, 애플뮤직 앨범 차트에서는 64개국 1위에 올랐다. 또 선공개곡 '핑크 베놈(Pink Venom)' 뮤직비디오는 3억 회를 돌파했으며 타이틀곡 '셧 다운(Shut Down)' 뮤직비디오도 1억 뷰를 넘어서며 유튜브 34번째 억대뷰 영상 대열에 합류했다.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전략과 실력, 매력으로 일궈낸 성공史

블랙핑크는 지난 2016년 데뷔 싱글 '스퀘어 원'의 더블 타이틀곡 '휘파람'과 '붐바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YG엔터테인먼트가 2009년 투애니원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걸그룹으로 화제를 모은 이들은 'YG 보석함'을 열고 나왔다는 세간의 평가에 걸맞게 미모와 실력, 매력 삼박자를 고루 갖춘 완전체 4인조로 가요계에 붐을 일으켰다.

춤, 노래, 랩 등 전 분야에서 지수, 제니, 로제, 리사 네 멤버가 지닌 강점은 독보적이었다. 여기에 블랙핑크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블랙' 하고 '핑크'한 매력은 여타 걸그룹과 확고하게 차별화된 매력이었다.

무엇보다 블랙핑크의 음악적 베이스는 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답게 힙합 그 자체였는데, 힙합을 무겁거나 혹은 어두운 카리스마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강점을 살린 '걸크러시' 매력으로 승화시키며 여느 걸그룹도 쉽게 따라하기 힘든 그들만의 매력을 음악과 퍼포먼스, 스타일링으로 표현해냈다.

데뷔곡부터 가요판을 뒤흔든 이들은 '불장난', '마지막처럼', '뚜두뚜두', '킬 디스 러브',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러브 식 걸스(Lovesick Girls)' 등을 꾸준히 히트시켰는데 음악적 도전과 변주를 이어오면서도 베이스에는 힙합 리듬을 잃지 않았다. 덕분에 블랙핑크는 그들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도 한층 강력해지는 실력과 매력으로 그들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극대화했다.

무엇보다 힙합 베이스의 세련된 음악은 해외에서도 통했다. 2018년 발매한 '뚜두뚜두'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55위)과 '빌보드 200'(40위)에 처음 진입하면서 글로벌 팝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이들은 이후 발표한 곡들로도 '핫 100'에 꾸준히 들어라며 글로벌 음악 팬들의 기대를 받는 그룹임을 입증했다.

'킬 디스 러브' 41위, '사워 캔디(Sour Candy)' 33위, '하우 유 라이크 댓' 33위,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한 '아이스크림(Ice Cream)' 13위, '러브식 걸스' 59위 등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았는데 지난 달 선공개한 '핑크 베놈(Pink Venom)'이 22위에 오르며 컬레버레이션 아닌 본인들의 곡으로 쓴 최고 성적을 거뒀다. 26일께 공개될 '핫 100' 최신 차트에서 '셧 다운'이 거둘 성적 역시 주목된다.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유튜브 퀸 넘어 영향력 있는 글로벌 팝스타 등극

그룹 방탄소년단이 현재의 '글로벌 슈퍼스타'의 위치까지 오르기까지 데뷔 초부터 효과적으로 활용했던 SNS의 힘이 컸다면, 블랙핑크가 글로벌 팝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던 건 유튜브의 힘이 컸다.

'뚜두뚜두'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주목받은 뒤 가파르게 상승한 이들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그 해 7월 비영어권 아티스트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 수 톱5' 수준까지 올라간 데 이어 아리아나 그란데, 에미넘, 에드 시런, 마시멜로, 저스틴 비버 등 유명 팝스타들을 차례로 제치고 전 세계 아티스트 1위까지 올라섰다. 26일 기준 818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도 압도적이다. 대표곡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K팝 그룹 최초 20억뷰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킬 디스 러브'(16억뷰), '붐바야'(14억뷰), '마지막처럼'(12억뷰), '하우 유 라이트 댓' 뮤직비디오(11억뷰)와 안무영상(11억뷰), 멤버 제니 솔로곡 '솔로(SOLO)'(8억뷰), '휘파람'(8억뷰)을 비롯해 무려 34개의 억대뷰 비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파워는 파급력, 영향력으로 이어져 블랙핑크의 광폭 행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유엔 지속가능발전 목표 홍보대사로 임명돼 기후변화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지난 19일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SDG 모멘트)에서 영상을 통해 변화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6) 홍보대사로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행사(플래티넘 주빌리)에 참석,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수려한 외모와 개성의 4인 4색 멤버들은 글로벌 패션계를 장악하며 K팝에 이어 K패션과 문화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제니(샤넬), 로제(생로랑), 지수(디올), 리사(셀린느)등 각자 명품 브랜드 앰버서더(홍보대사)로 활동중이다.

명실상부 '글로벌 톱'으로 올라선 블랙핑크는 오는 10월 월드투어의 포문을 연다. 이들은 10월 15, 16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각국에서 150만 명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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