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먼저~ 아우님 먼저~' 이정후와 안우진, 2022 KBO MVP 선후배와 집안싸움 제대로 붙었다[마니아포커스]

정태화 2022. 9. 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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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대항마는 안우진?

프로 6년차 24살의 이정후가 2022 KBO 리그 타자 부문 타이틀을 휩쓸 전망이다. 강력한 MVP 후보다.
묘하게 흘러간다. 2022 KBO 리그가 총 720게임 가운데 677게임을 마치고 43게임만 남겼다. 말 그대로 막바지다. 그런데 올시즌 정규리그 MVP를 두고 묘한 기운이 감돈다. 집안 싸움이 될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키움 히어로즈의 대표타자 이정후와 대표투수 안우진이 그 싸움의 당사자다.

이정후는 두말할 나위없이 KBO 리그 최고 타자다. MVP의 자격이 충분하다.

이정후는 26일 현재 타격 8개 부문 가운데 타율(0.348)을 비롯해 타점(108점), 최다안타(184개), 출루율(0.420), 장타율(0.577) 등 5개 부문이 1위다. 홈런(22개)과 득점(80점)은 6위에 올라있고 타자 지표 중 유일하게 도루는 3개뿐(공동 63위)이다. 역대급 성적이다.

이미 지난해 사상 최초로 아버지 이종범(현 LG 2군 감독)과 함께 부자 타격왕에 올랐고 올해들어 더욱 타격 솜씨가 원숙해지면서 다른 팀 투수들로부터 "언제 메이저리그 가냐?"라는 볼멘 소리를 듣기도 한다.

한때 타격 지표에서 이정후보다 앞선 삼성의 외인타자 호세 피렐라가 MVP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정후가 피렐라를 전 분야에서 2위로 밀어냈다.

키움이 앞으로 5게임밖에 남지 않아 이정후의 올시즌 최소 타격 5관왕은 떼논 당상처럼 보인다. 타자 쪽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MVP 후보다.

국내파 최고투수로 등장한 안우진은 올해들어 국내파 최고 투수로 발돋움하며 41년 KBO 리그 탈삼진 역사에 새장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 키움 히어로즈 제공]
그런데 묘하게 투수쪽에서는 같은 팀 후배이자 휘문고 1년 후배인 안우진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안우진은 이정후가 22호 홈런을 날리며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며 타격 5개 부문 선두에 나선 지난 24일 고척 롯데전에서 선발로 나서 승리를 따냈다.

롯데 타자들의 적극적인 타격에 밀려 초반에 다소 고전을 하며 6이닝 동안 101개나 되는 많은 공을 던졌지만 6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시즌 22번째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승수와 탈삼진이다. 안우진은 이날 8개의 탈삼진을 보태 212개 탈삼진과 함께 14승째(8패),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드류 루친스키(NC)에 무려 30개나 앞선 압도적 1위이고 다승은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이상 LG)에 1승 뒤진 단독 3위, 평균자채점은 김광현(SSG·1.90)에 이어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

여기서 주목할 점은 212개를 잡아낸 탈삼진이다. 국내파 투수로 200탈삼진은 2012년 류현진(한화·210개) 이후 10년 만이지만 이미 류현진의 기록을 뛰어 넘었다. 이제 3개를 더 잡으면 1986년 선동열(해태·214개)을, 8개를 더 잡으면 2000년대 들어 첫 220개를 넘는 국내파 투수가 된다.

여기에 더해 14개를 보태면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1984년 고 최동원(롯데·224개)의 기록을 37년만에 경신한 225탈삼진까지 넘어선다.

안우진이 1게임에서 14개를 추가하기는 어렵지만 2게임에 더 나선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2게임에서 모두 승리를 추가하고 미란다의 탈삼진 신기록까지 1년만에 경신하게 되면 지금 이정후에게 기울었던 MVP가 순식간에 안우진에게로 쏠릴 수 있다. 바로 탈삼진 신기록에다 다승 1위까지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움은 5게임밖에 남지 않았지만 경기 일정상 안우진이 2게임에 나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최소 1게임은 더 나서야 하고 10월에는 팀 사정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일찌감치 3위를 확정하게 되면 안우진에게 휴식을 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kt가 막바지까지 3위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안우진이 더 등판해야 한다.

또 자칫 홍원기 감독으로서는 이정후를 MVP로 만들어주기 위해 안우진을 등판 시키지 않았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24살의 이정후가 첫 MVP에 오르면 아버지 이종범이 24살이던 1994년에 MVP를 수상한 것과 판박이가 된다. 과연 어떻게 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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