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총선 우파연합 승리..'여자 무솔리니' 탄생

2022. 9. 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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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여자 무솔리니".

이탈리아에서 25일(현지시간)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주축이 된 우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는 출구조사 결과 우파 연합이 41∼45%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우파 연합은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l·극우)과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대표인 동맹(Lega·극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전진이탈리아(FI·중도우파) 등 세 정당이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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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극우·女 총리 확실시
출구조사 "우파연합 41∼45% 득표, 상·하원 모두 과반 확보할 듯"
이탈리아 극우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l)의 대표이자 차기 총리 후보인 조리자 멜로니가 25일(현지시간) 로마의 한 투표장에서 조기 총선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 FDl, 동맹(Lega), 전진이탈리아(Fl) 등이 중심이 된 우파 연합이 41~45%를 득표했으며, 이에 따라 우파 연합에서 최대 지분을 가진 멜로니가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여자 무솔리니".

이탈리아에서 25일(현지시간)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주축이 된 우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멜로니 대표가 총리에 오르면 이탈리아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집권한 첫 극우 성향 지도자가 된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는 출구조사 결과 우파 연합이 41∼45%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로 인식되는 득표율 40%를 넘어서는 수치로,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 됐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우파 연합은 하원 400석 중 227∼257석, 상원 200석 중 111∼131석 등 상·하원 모두 넉넉하게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우파 연합은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l·극우)과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대표인 동맹(Lega·극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전진이탈리아(FI·중도우파) 등 세 정당이 중심이다.

정당별로는 Fdl이 22∼26%, 동맹이 8.5∼12.5%, 전진이탈리아가 6∼8%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동맹당의 살비니 대표(왼쪽에서 2번째부터)와 전진이탈리아당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대표, 이탈리아형제들(Fdl)당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22일(현지시간) 로마 포폴로 광장에서 열린 중도우파의 최종 연대 유세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

반면 총리를 지낸 엔리코 레타 민주당(PD) 대표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은 25.5∼29.5% 득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민주당은 17∼21%로 Fdl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세력 규합에 실패하면서 우파 연합의 집권을 막지 못했다. 범좌파에 속하지만 독자 행보를 택한 오성운동(M5S)이 13.5∼17.5%로 정당 득표율 3위를 차지했다.

출구조사 결과가 들어맞을 경우 우파 연합에서 최대 지분을 가진 Fdl의 멜로니 대표가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세 정당은 지난 7월 27일 최다 득표를 한 당에서 총리 후보 추천 권한을 갖기로 합의하며 교통정리까지 끝냈다.

멜로니 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살비니 상원의원은 "지지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멜로니는 2014년 Fdl 대표로 선출된 뒤 반이민과 반유럽연합(EU), 강한 이탈리아 등 선명한 극우 색채를 바탕으로 지지세를 확장해왔다.

멜로니가 이끄는 Fdl은 2018년 총선에선 지지율이 4%대에 그쳤으나 이번 조기 총선에선 출구조사 결과 최대 26%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나 제1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우파 연합이 빠르게 결속을 강화한 데 반해 중도 좌파 연합은 갑작스럽게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전열을 가다듬지 못하며 침몰했다.

멜로니를 앞세운 극우 정권의 출현에도 유로존 3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에서 차기 정부가 사회·경제·외교 정책에서 극우적인 색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가 2026년까지 제공하는 1915억유로(약 264조원)에 이르는 코로나19 회복기금을 정상적으로 받으려면 EU에 협조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다만 차기 정부의 내부 갈등 가능성은 크게 점쳐진다. 우파 연합의 두 축인 살비니, 베를루스코니 대표가 대표적인 친푸틴 인사로 분류되는 데다 지향점이 저마다 달라서다. 이탈리아 차기 정부가 겨울철 더욱 고조될 에너지 위기 속에 민생 정책과 대러시아 제재를 두고 내분에 휩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총선을 통해 이탈리아는 5년 임기의 하원 의원 400명, 상원 의원 200명을 새롭게 선출한다.

이번 총선 최종 투표율은 64%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저였던 2018년 총선의 73%보다 크게 하락한 것이다.

새 국회 개원일은 10월 13일이다. 이에 따라 1946년 이후 68번째가 될 차기 정부는 아무리 일러도 10월 말에 구성될 전망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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