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의료기기 업체들]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 "미국 현지 조직은행 설립"①
조인트벤처 설립, 오랫동안 구상한 그림
중국 매출 인허가 후 내년 하반기 본격
메가너브 출시 눈앞, 1000억원 매출 달성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는 아직까지 선진국 빅파마와 경쟁에서 신약 개발 경쟁력이나 자본력 싸움에서 여전히 밀리고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의료기기 분야 만큼은 다르다. 글로벌하게 최고 수준의 IT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K 의료기기’의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6조8179억원 규모였던 K 의료기기 업계의 매출 규모는 2020년 7조5317억원, 2021년 9조1341억원으로 급성장세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율은 10.2%에 달한다. 이미 글로벌 강자로 부상한 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팜이데일리’에서는 글로벌 톱티어로 발돋움한 국내 의료기기 대표주자들을 직접 만나 현재와 미래를 집중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21일 이환철 엘앤씨바이오(290650)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진출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최초로 밝혔다. 그는 “미국 진출은 오랫동안 구상해왔으며, 갑자기 정해진 게 아니다”며 “현지 파트너는 아직 밝힐 수 없지만 이미 선정한 상태다.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해 구조를 짜고 있는 단계다”고 말했다.
엘앤씨바이오의 이같은 계획은 최근 미국 정부의 바이오 분야 ‘메이드 인 USA’ 정책 방향성과 맞물리면서 수혜주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바이오의약품 등 바이오 분야 미국 내 제조·생산을 지원하는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헬스케어 외에 에너지, 농업 등 바이오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조직은행은 인체 조직을 다루는 곳이다. 생체 또는 사체, 뇌사자로부터 인체 조직을 채취해 저장해 두었다가 여러가지 가공기술을 통해 이식용 제품으로 제공한다. 골 및 인대 등의 정형외과 영역뿐만 아니라 심장 판막, 각종 피부, 혈관, 양막 등 동종으로 이식 가능한 수많은 조직을 가공처리해 환자들에게 제공한다.
엘앤씨바이오가 글로벌 의료기기회사로 발돋움했다고 평가를 받는 배경에는 세계 최초 상온 보관이 가능한 신제품 메가너브(MegaNerve)가 꼽힌다. 이 대표 역시 세계 1위 시장 미국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자신했다. 메가너브는 동종 유래 신경이식재다. 질병, 사고 또는 수술 등 다양한 원인으로 한 번 손상된 말초신경은 재생이 쉽지 않다. 끊어진 말초신경은 수술적 접합 후에도 신경전달이 바로 되지 않거나, 접합부위의 장력으로 인해 가늘어지거나 다시 끊어지기 쉽다.
국내 시판되고 있는 제품은 엑소젠의 아반스(Avance)가 유일하다. 하지만 높은 판매가격과 영하 40도 이하의 콜드체인 형태로 유통, 수술 시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환자들에게 여러 불편함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메가너브는 세계 최초로 실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편의성과 가격 합리성까지 개선된 제품으로, 엘앤씨바이오는 미국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라고 확신한 것이다.
이같은 메가너브의 제품 경쟁력은 이 회사가 연매출 1000억원을 최초 돌파하는데도 핵심으로 작용할 것으로 이 대표는 자신했다. 그는 “이미 엑소젠 아반스의 의료수가가 높게 책정된 상황이다. 원래 심평원에서 수가는 수입제품 대비해서 잡아준다”며 “다만 우리는 더 많은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의료진들과 약속했으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존 수가 대비 40%가량 낮춰서 책정될 예정이다. 메가너브가 연내 출시돼 본격적인 국내 매출이 발생할 경우 내년 연매출 1000억원 돌파를 관측한다”고 설명했다.
상장 이후 이 대표와 특수관계인은 기존 보유 지분을 단 한주도 매각하지 않으면서, 회사의 성장성을 확신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엘앤씨바이오는 2018년 IPO(기업공개) 간담회에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모든 계획이 달성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중국의 최대 투자은행이 먼저 엘앤씨바이오에 중국 진출을 제안하면서, 한국과 중국, 미국 3각 플랫폼의 실현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만 메가덤이 단일 품목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서면서 중국에서 먼저 중국 현지 진출을 해달라고 오퍼가 왔다”며 “먼저 파트너사가 투자 제안을 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JV 엘앤씨차이나를 설립할 수 있었다. 51% 엘앤씨바이오가 지분을 확보, 경영권 역시 우리가 가져가는 것으로 협의를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앞서 CICC는 2020년 엘앤씨바이오의 JV 가치를 2억 달러(2300억원)를 책정해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CICC는 중국건설은행과 모건스탠리가 합작한 중국 최초 외자합작투자은행이다. IB부문 중국 1위 증권사가 먼저 엘앤씨바이오에 손을 내밀었다는 점에 업계에서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자회사 엘앤씨차이나를 통해 중국 공장이 95%가량 지어졌다.
그는 “한국에서 진행한 의료기기 임상 데이터를 중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장 설립이 완료되면 빠른 속도로 인허가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메가덤 먼저 출시하고, 그 다음 메가카티를 중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 매출은 인허가 후인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연구개발은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미국 현지 생산 판매하는 3각으로 그림을 그리는 플랫폼을 가진 곳은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다”며 “수많은 논문과 한국 최고의 의료진들에게 검증받은 우리 제품을 중국과 미국에서 생산하고 판매한다면 엘앤씨바이오가 글로벌화에 올라서는 거라고 생각한다. 엘앤씨바이오가 글로벌 기업으로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며, 그 꿈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ur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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