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결과, 자포리자 주민 93%가 러시아 편입 찬성"

[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투표 첫날 출구조사 결과, 투표를 한 주민의 93%가 영토 편입에 찬성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주도의 주민투표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협상은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주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남부 자포리자와 헤르손 등 4개 주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주민들에게 러시아와의 합병 여부를 묻고 있습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첫날 투표를 마치고 나온 자포리자 지역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출구조사에서 93%가 영토 편입을 지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보로프/러시아 외무장관 (현지시간 24일) : 주민투표 이후, 러시아는 오랜 기간 동안 신나치 정권의 학대로 고통 받아온 사람들을 존중할 것입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서방은 러시아 주도의 주민투표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미 대다수 주민들이 피난을 떠났고, 남은 주민들은 러시아계이거나 친 러시아 성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미 CBS 인터뷰) : 푸틴은 '주민투표를 진행했고 이제는 러시아 땅이다. 이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공격하고 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의 경우도 당시 주민투표에서 97%의 찬성률로 가결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다시 한번 강력한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이런 입장을 비공식 채널을 통해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