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고'와 '지방소멸' 문제,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입력 2022. 9. 26. 06:43 수정 2022. 9. 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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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빈번한 반지하에 대해 서울시와 정부에서 반지하 거주자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반지하 가구는 2020년 기준 20만849가구에 달했습니다.

바꿔 생각하면 서울이나 수도권 지옥고라고 불리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쪽방 거주자들에게 지방은 일자리와 주거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기 용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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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반지하 창문 앞에 폭우로 침수된 물품들이 널브러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빈번한 반지하에 대해 서울시와 정부에서 반지하 거주자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반지하 가구는 2020년 기준 20만849가구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침수지역에 위치한 주택도 6만1275가구나 된다고 하네요. 2회 이상 침수된 전력이 있는 반지하 주택도 1만2889가구에 이릅니다.

서울시는 실태조사를 하고 매년 반지하는 물론 고시원, 쪽방 등 주거 취약계층에 대해 조사를 해서 맞춤형 대책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지하 등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계층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 등에 의존하는 분들입니다.

서울의 전용 40㎡ 이하 연립·다세대 주택은 반지하와 지상층 보증금이 1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취약계층이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지원하는 전세보증금을 이용해도 부족하다고 하네요. 고시원·쪽방 거주자도 2020년 기준 44만8000가구에 달한다는데 주거복지 예산으로 해결하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더 현실적인 방안은 없을까요?

인구소멸 위기를 겪는 지방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노동자 입국이 급감하면서 농촌은 심각한 일손 부족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인건비가 60% 정도 올라 일당이 15만원이 됐는데도 사람이 없다네요. 고용노동부가 구인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력 입국 쿼터를 1만명 확대하기로 할 정도입니다.

바꿔 생각하면 서울이나 수도권 지옥고라고 불리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쪽방 거주자들에게 지방은 일자리와 주거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기 용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 귀농·귀촌 희망자를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지하나 고시원, 쪽방에 거주자들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만 일자리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러한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에 위치한 반지하 가구들. 사진=연합뉴스


실태조사를 하면서 각 지자체와 협의해 농촌 일자리와 거주지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반지하나 고시원·쪽방 거주자 가운데 희망자에게 우선 적용하면 농촌의 일손 부족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주거복지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입니다.

고령화가 심각한 지방 농촌에도 50, 60대 거주자들의 이주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고시원 등에 거주하며 서울에서 일자리를 찾는 청년층의 경우에도 최근 지방 농촌에서 스마트팜 등 첨단 농업 등이 속속 도입되고 있으므로 일자리와 연계해 이주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과 함께 주거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방은 사람이 없어 일자리와 빈집이 넘쳐나고 서울은 일자리가 없어 반지하나 고시원·쪽방에 거주하는 분이 많습니다. 넓은 시각에서 보면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서울시는 주거 형태만 점검하지 마시고, 여러 지자체와 연계해 주거취약계층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미 지자체 인구감소 대책에 사용되고 있는 많은 예산도 조금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인구소멸이 우려되거나 일할 사람이 필요한 지자체에 확인해 보세요. 반지하, 고시원, 쪽방 문제를 조금 더 빠르게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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