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보다 34분 빨랐던 박홍근의 '尹 막말'.. "정언유착 해명하라"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과 MBC는 정언유착 의혹에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의 영상이 보도되기도 전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영상을 입수,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비난 발언을 쏟아낸 데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라는 것이다.
그는 “박홍근 원내대표는 문제 영상이 언론에서 보도되기도 전에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막말’ 운운하며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라며 “영상의 촬영자는 MBC 소속 카메라 기자다. MBC가 북을 치고, 민주당이 장구를 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홍근 원내대표는 언론사 기자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풀기자단의 영상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며 또 “정확한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대뜸 ‘미국’, ‘이 XX들’ ‘바이든’ 같이 듣고 싶은 대로 자막을 처리해서 보도한 MBC 또한 그 경위를 정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번 언론참사를 보면서 2003년 ‘광우병 선동’의 검은 그림자가 다시 떠오른다”라며 “만약 MBC가 민주당에 미리 내용을 알려주고 민주당이 이를 받아 막말로 몰아간 정언유착이 확인된다면 사과하고 물러나야 할 사람은 외교라인이 아니라 박홍근 원내대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외교 성과를 폄훼하고 없는 외교참사라도 만들어 내는 저급한 정치는 국민들이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박홍근 원내대표와 MBC는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즉각 밝혀라. 그것이 공당과 공영방송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거듭 촉구했다.
같은 날 MBC 소수 노조인 제3노조도 성명을 내고 해당 의혹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통령 비속어 의혹을 일으킨 동영상의 최초 촬영자는 MBC 박 모 카메라 기자로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대통령 선거의 편파적 영상 촬영 의혹을 제3노조가 제기할 당시 뉴스영상국장으로 재직했던 인물로 확인됐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박 기자가 뉴욕에서 송출 영상을 보낸 시점은 우리 시각으로 22일 새벽 6시 28분이고, 박홍근 원내대표가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막말’이라며 비난 발언을 한 시각은 22일 오전 9시 33분”이라며 “MBC 디지털뉴스가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제하의 1분 12초짜리 동영상을 최초로 업로드 한 시각은 22일 오전 10시 07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MBC 통합뉴스룸에서는 22일 오전 10시 45분에 박홍근 원내대표 ‘빈손·비굴·막말사고 외교’라는 제목으로 단신을 썼으나 출고 시각은 낮 12시가 넘어서였다”라며 “보도국이든 디지털뉴스룸이든 아직 첫 1보가 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워딩을 받아서 9시 30분 정책조정회의에 들어가 발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3노조는 “‘비속어’ 보도를 했던 씽크는 정식 인터뷰나 공식 발언이 아니라 당시 글로벌재정펀드 행사를 마치고 VIP들이 줄을 지어 행사장 중앙의 좁은 책상 사이 복도를 나오고 있을 때 코너에 카메라를 잡고 촬영하면서 ‘현장음’으로 담긴 5초 내외의 짧은 음성”이라며 “처음 부분은 거의 들리지 않고 뒤에 ‘쪽팔려서 어떻게하나?’라는 말이 잠시 들리면서 사라져간다. 당시 행사가 끝난 뒤라 음악이 크게 나오고 있었고, 모두가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 대통령의 발언은 1미터 이내의 지인들 외에는 들리지 않는 환경”이라고 했다.
이들은 “영상취재 풀기자단의 영상은 외부 유출이 안되는 상황이었고 타사 기자들은 단신이나 동영상 제작을 하지 않던 상황에서 어떻게 오독한 자막 내용의 비속어 발언 정보가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오전 9시경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며 “정황상 MBC 박 기자의 보고와 전파과정을 통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이 확산되었다고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타사 언론 보도는 박홍근 원내대표의 정책조정회의 발언 내용을 노컷뉴스와 KBS가 거의 동시에 인터넷 뉴스로 오전 9시 54분에 보도한 것이 최초”라며 “1보 전쟁이 치열한 언론사들도 대부분 해당 동영상을 몰랐거나 확인 중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행사장의 좁은 통로에 카메라를 두고 우연치않게 대통령이 카메라 앞 1미터를 지나갈 때 혼잣말 비슷하게 한 말을 ‘밑그림’ 현장음으로 녹취해 이를 공개하면서 외교적 문제로까지 비화시켰다면 그 책임은 엄중하다”라며 “먼저 박홍근 의혹부터 해명해야 하지만 인터넷 동영상을 만들어 단정적으로 자막을 내어 방송하도록 결정한 과정도 면밀히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송혜수 (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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