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동주' 눈도장 찍었다.."포스는 여전하시더라고요"[SPO 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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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배 앞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포스트 두목곰'으로 손꼽히는 두산 베어스 내야수 김민혁(26)이 전설 김동주(46)가 모처럼 안방을 찾은 날, 자신이 후계자임을 증명해냈다.
2015년 데뷔한 김민혁과 2014년 은퇴한 김동주는 큰 인연의 접점이 없다.
그러나 김민혁이 올 시즌부터 18번을 달면서 포스트 김동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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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대선배 앞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포스트 두목곰’으로 손꼽히는 두산 베어스 내야수 김민혁(26)이 전설 김동주(46)가 모처럼 안방을 찾은 날, 자신이 후계자임을 증명해냈다.
김민혁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6번 1루수로 나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고 5-3 승리를 이끌었다. 1-0으로 앞선 4회말 1사 1·2루에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2-2로 맞선 6회에는 결승타인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추가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광주대성초와 광주동성중, 광주동성고를 거쳐 2015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민혁은 그간 잠재력이 뛰어난 유망주라는 기대를 안았다. 장타력이 타고났고, 신체조건(신장 188㎝·체중 100㎏)이 훌륭해 두산의 중심타선을 맡아주리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러나 입단 후 1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어느덧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대신 그사이 군 복무를 해결한 김민혁은 올 시즌 후반기부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엔트리 확대와 발맞춰 이달 16경기에서 타율 0.342(38타수 13안타) 3홈런 9타점 6득점으로 중하위 타선에서 나름의 몫을 해냈다.
사령탑의 기대감도 커져 가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민혁은 볼 수 있는 포지션이 1루수뿐이라 그동안 기회가 적었다. 그러나 최근 타격감이 좋고 결과도 괜찮다”면서 “그 정도 장타력을 지닌 선수가 나오기 쉽지 않다. 두산에서 미래의 4번타자를 해줘야 하는 선수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는 김민혁에게 더욱 특별했다. 김동주가 KBO 40인 레전드 자격으로 잠실구장을 찾은 하루였기 때문이다.
1998년 OB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김동주는 한국야구 역대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을 만큼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프로 통산 1625경기를 뛰며 타율 0.309 273홈런 1097타점 851득점을 기록했고, 2000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부산아시안게임, 2006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08베이징올림픽까지 숱한 국제대회에서 4번타자를 맡아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그러나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김동주는 2014년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두산과는 거리를 둔 채 개인레슨장을 운영하다가 최근 KBO 40인 레전드로 선정돼 안방을 찾았다.
2015년 데뷔한 김민혁과 2014년 은퇴한 김동주는 큰 인연의 접점이 없다. 그러나 김민혁이 올 시즌부터 18번을 달면서 포스트 김동주로 떠올랐다. 18번은 김동주가 현역 시절 내내 달던 백넘버로 그간 성영훈과 김강률, 조승수, 박소준까지 우완투수들이 택했지만, 올해부터 거포 후배 김민혁이 18번의 주인이 됐다.
경기 후 만난 김민혁은 “찬스 상황을 해결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또, 타석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져 가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김동주 선배님은 2014년 말 이천에서 한 번 뵌 적이 있다. 그때 정말 포스가 대단했다”면서 “그런데 아쉽게도 얼마 뒤 은퇴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리고 오늘 다시 뵀는데 체중은 약간 줄었지만, 포스만큼은 여전하셨다”고 김동주와 추억을 떠올렸다.
데뷔 후 처음으로 존재감을 묵직하게 드러내고 있는 김민혁은 끝으로 “오늘 김동주 선배님의 시상식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런 선수가 돼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선배님의 등번호를 달고 뛰는 만큼 못지않은 활약을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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