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 청년농·스마트농업 육성 지지부진.."내실 다지기 시급"

양석훈 2022. 9. 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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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감 이것만은] (2)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농업·전후방산업 이해도 떨어져
교육과정에 체험프로그램 필요
인큐베이팅 시스템 우선 갖춰야
임대형 등 스마트팜 구축 늘리고
민간이 온라인시장 확대 주도를


윤석열정부가 국정과제로 내건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는 우리 농업의 성장동력이 점차 고갈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엇보다 시급한 ‘현재’의 숙제다.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농업을 미래로 이끌어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대로 설계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농업 미래 인재 양성=농업분야 국정과제에서 두가지 숫자가 주목받았다. ‘공익직불제 5조원 확충’과 함께 정부가 제시한 ‘청년농 3만명 육성’이다. 40대 미만 농가경영주 비중이 1.2%에 불과한 현실에서 농업혁신을 선도할 청년농 육성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정책과제다.

하지만 정부가 단순히 숫자 늘리기에만 매달려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청년농 영농정착지원금 선발 규모와 지원 액수를 확대하고, 창업자금 이자율을 낮추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은영 한국4-H본부 사무부총장은 “단기 지원금과 대출을 보고 농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는 청년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고등교육기관 졸업생 중 농림어업취업자가 0.2% 수준(2020년 기준)에 그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농대생을 비롯해 진로 설정을 앞둔 청년들이 농업과 전후방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게 문제”라면서 “교육과정 안에서 이를 직접 체험하고 현실을 배울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우선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농 농지문제도 해묵은 과제다. 이 사무부총장은 “청년농이 원하는 농지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는 문제가 여전하다”면서 “은퇴농과 연결되지 않고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만큼 ‘농지이양은퇴직불’ 등의 도입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농지이양은퇴직불을 선택직불제로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는 상태다.

◆농식품분야 혁신생태계 조성=정부는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해 임대형 스마트팜과 노지 스마트팜 등 하드웨어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내실 다지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 보급 스마트팜 가운데 기술 수준이 낮은 1세대의 비율이 85%에 달한다.

스마트농업을 이끌 인재 양성에도 재점검이 필요하다. 청년층 스마트팜 경영주 비율이 최근 3년간 10% 수준으로 정체된 상황에서 정부가 키우는 스마트팜 창업 보육생 성과도 지지부진하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부산 서구·동구)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2020년 전국 4곳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시작한 창업보육센터 수료생은 최근 3년간 모두 284명으로 목표했던 600명의 47.3%에 그친다. 그나마 수료생 중 실제 농업분야에 취·창업한 비중도 2020년 1기 80%에서 2021년 2기 70.4%로 하락했다. 안 의원은 “보육센터가 3년 동안 부실한 사업관리로 인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 유통 확대도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실효성엔 물음표가 달린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안양대학교 교수)은 “정부가 온라인 도매시장을 만든다고 하는데 오프라인 도매시장 때처럼 정부 주도로만 가고 있다”면서 “현재 온라인시장은 마켓컬리 등 민간이 경쟁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데 관 주도의 정형화된 비즈니스 모델로는 활성화가 힘들 것으로 본다”고 꼬집었다.

푸드테크 등 농업의 전후방산업 활성화에 대해서는 ‘계획 만들기’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11월 푸드테크 육성방안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이에 한 학계 관계자는 “정부는 2020년 이미 10개 부처 합동으로 ‘그린바이오 융합형 신산업 육성방안’을 내놓고 ▲마이크로바이옴 ▲대체식품·메디푸드 ▲종자 ▲동물용 의약품 ▲기타 생명소재 등 5대 유망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정권이 교체돼서인지 이런 로드맵은 쏙 들어가고 새로 계획만 짠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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