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한복판에 선 TSMC..누구의 편에 서야 하나

신기림 기자 입력 2022. 9. 26. 05:07 수정 2022. 9. 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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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만의 지정학적 불안은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의 연장선 상에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경쟁에서 대만반도체(TSMC)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대신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갈등을 일으키며 TSMC와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TSMC가 아무리 미국이 의존하는 탁월한 생산력을 가져도 중국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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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만]⑫"세계 3차 대전만 없다면 번영할 것"
대만반도체 TSMCⓒ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최근 대만의 지정학적 불안은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의 연장선 상에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대만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우회적으로 무너 뜨리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이유도 있다. 대만은 우주항공부터 자동차, 전자기기, 군사기기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방위에서 쓰이는 최첨단 반도체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경쟁에서 대만반도체(TSMC)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TSMC가 생산하는 반도체는 우리 생활에 밀접한 아이폰부터 전쟁에서 사용되는 F35 전투기에까지 사용된다. 중국조차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경제를 위해 의존하는 것이 TSMC다. TSMC는 소니부터 애플까지 전세계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며 주문제작 반도체의 세계 수요 과반, 최첨단 프로세서의 90% 이상을 책임진다.

덱스터 로버츠 애틀랜틱카운셀 시니어 펠로우는 인도매체 '바이스월드뉴스'에 "누구도 TSMC가 다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부분 경쟁사들은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해 TSMC에 제조생산을 아웃소싱하거나 업스트림으로 갈아탔고 TSMC는 계속해서 생산에만 집중하며 이른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같은 선상에서 TSMC는 고객사와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해 고유의 브랜드로 반도체 제품을 만들거나 설계하지 않았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TSMC는 시장을 거의 독점하게 됐다. 덕분에 미중의 초강대국들 사이 갈등에서 누구의 편을 들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고 로버츠 펠로우는 설명했다. 그는 TSMC에 대해 "팔을 비티는 듯한 강압은 없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의 요르단 슈나이더 기술 분석가는 "세계 3차 대전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TSMC는 꽤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TSMC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미국은 오직 TSMC에만 의존하는 '불안'을 인지해왔다. 그리고 TSMC 의존도에 따른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미 정부는 TSMC가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를 투자해 신공장 건설을 압박해 이를 현실화했다.

반면 중국 반도체는 여전히 TSMC을 추격하며 아직 그 만큼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한다. 중국이 TSMC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은 가전 생산에 필요한 웨이퍼의 70%를 TSMC에 의존한다.

중국은 TSMC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TSMC 성공을 모방하기 위해 국내 반도체 생산에 수 백억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아직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은 없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중국이 대량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TSMC와의 기술격차는 최소 4~5년에 달한다.

대신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갈등을 일으키며 TSMC와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TSMC가 아무리 미국이 의존하는 탁월한 생산력을 가져도 중국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TSMC이라는 하나의 기업 뿐 아니라 대만 전체와 더불어 TSMC에 의존하는 다른 전세계를 위협한다.

로버츠 펠로우는 "대만해협에서 군사충돌은 매우 추잡하고 무서운 가능성"이라며 "군사충돌이 발생하면 경제적 이해관계는 일시적으로 무시되고 누구 편인지가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CLSA 증권의 첸 본부장은 "매일의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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