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억 원짜리 소상공인 물류센터.."지역 농산물 외면"

배수영 2022. 9. 2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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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지역 소상공인에게 값싼 식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국비 등 95억 원을 들여 만든 김해 중소유통공동 도매물류센터가 지역 농산물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역 농산물을 우선 판매하겠다는 협약을 맺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배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해시가 국비 등 모두 95억 원을 투입해 서김해일반산업단지에 만든 '중소유통공동 도매물류센터'.

20kg짜리 전남 보성 쌀 한 포대 값은 3만6,900원입니다.

김해지역 쌀 브랜드인 '가야뜰'의 4만3,000원보다 14.2% 저렴합니다.

김해 쌀 판매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자, 지역 농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정기태/김해농협 쌀브랜드 '가야뜰' 대표 : "(김해)시의 자금을 들여서 토지를 매입해서 건축해서 그 사람들에게 줘서 우리 쌀에 대한 부분을 소비를 줄이는 이런 현상, 역기능이 있는 현상이 안타깝죠."]

신선 농산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김해지역 농협 로컬푸드 매장의 상추 1봉지는 1,800원.

농민 납품가 2,000원보다 더 싸게 팝니다.

이른바 역마진 현상입니다.

도매물류센터가 강원 등 다른지역 상추를 한 상자로 따져, 절반가에 팔면서 생긴 일입니다.

센터가 문을 연 지난달 9일 이후 판매량이 예년보다 급감한 채소 농가는 모두 62곳에 이릅니다.

[최숭영/채소 재배 농민 : "원가가 나오지도 않는 금액으로 팔고 있으니까... 손님 입장에서 아무래도 저가 제품을 찾기 마련인데 지금 김해시(는) 어느 대책도 세워주지 않아서 농가에서는 답답할 뿐입니다."]

김해시와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협동조합이 맺은 협약서에는 지역 농산물을 우선 판매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강제 조항이 아니어서 김해시가 제재할 방법이 없습니다.

[김해시 관계자 : "사실은 벌칙이라든지 협약서 내용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지역 소상공인을 돕겠다며 정부와 자치단체 예산을 들여 만든 물류센터.

농민들은 지역 농산물 판매 부작용을 막을 보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수영입니다.

촬영:박민재/그래픽:박부민

배수영 기자 (soo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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