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와 만행' 화두 던졌던 '韓 문학 거인' 지다 [고인을 기리며]

김용출 2022. 9. 2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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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구도와 만행의 길이라는 화두를 던진 소설 '만다라'와 조선조 말기 예인들과 민중의 삶을 복원한 장편 '국수'로 유명한 김성동 작가가 암 투병 끝에 25일 오전 건국대충주병원에서 별세했다.

불행한 가족사와 연좌제로 인해 정상적 삶을 포기한 그는 탈출구로 문학을 선택한 뒤 1975년 '주간종교'에 첫 단편 소설 '목탁조'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1978년 '한국문학'에 중편 소설 '만다라'가 당선됐으며, 이듬해 장편으로 개작해 출간하면서 문단에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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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동 작가 별세
비극적 가족사 탈출구 문학 택해
1975년 첫 단편 '목탁조'로 등단
불교계 다룬 '만다라' 문단 주목
참된 구도와 만행의 길이라는 화두를 던진 소설 ‘만다라’와 조선조 말기 예인들과 민중의 삶을 복원한 장편 ‘국수’로 유명한 김성동 작가가 암 투병 끝에 25일 오전 건국대충주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5세.

1947년 충남 보령 출생인 고인은 1964년 서울 서라벌고를 중퇴하고 도봉산 천축사로 출가해 수행자의 삶을 살았다. 해방 공간에서 남로당 활동을 하다가 예비검속으로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부친이 한국전쟁이 나면서 대덕군 산내면 골짜기에서 2000여명의 사상범들과 함께 처형된 때문이었다. 아픈 가족사는 그의 삶과 문학의 원점이 됐다.

불행한 가족사와 연좌제로 인해 정상적 삶을 포기한 그는 탈출구로 문학을 선택한 뒤 1975년 ‘주간종교’에 첫 단편 소설 ‘목탁조’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고인은 당시 조계종으로부터 “전체 승려를 모독했다”며 승적 제적 통고를 받기도 했다.

1978년 ‘한국문학’에 중편 소설 ‘만다라’가 당선됐으며, 이듬해 장편으로 개작해 출간하면서 문단에서 주목받았다. ‘만다라’는 출가한 지 6년째 ‘병 속의 새’라는 화두를 풀지 못하던 수도승 법운의 수행과 방황, 파계와 기행을 일삼은 지산의 대비를 통해 당시 불교계는 물론 한국 사회 전체를 고발한 문제작이었다.

고인은 이후 창작에 전념해 ‘엄마와 개구리’ ‘먼산’ ‘별’ 등의 단편과 ‘피안의 새’ 등 중편, 장편 ‘꿈’ 등을 꾸준히 발표했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는 ‘국수(國手)’가 있다. ‘국수’는 1991년 문화일보 창간호에 연재를 시작한 이후 27년 만인 2018년 6권으로 완간된 장편 소설로, 임오군변(1882)과 갑신정변(1884) 무렵부터 동학농민운동(1894) 전야까지 각 분야 예인과 인걸이 한 시대를 풍미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생전 이태준문학상(2016), 현대불교문학상(1998·2002), 신동엽창작기금상(1985) 등을 받았다.

이동순 시인을 비롯해 고인의 지인들은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남기셨다”며 “그동안 남북 분단과 가족사로 고생 많이 하셨는데, 이제 편히 영면하시기를 빈다”고 전했다. 빈소는 건국대충주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27일.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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