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록 2시간 눈앞인데 거꾸로 뛰는 한국 마라톤

양승남 기자 2022. 9. 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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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우드 킵초게가 25일 독일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1분9초의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월계관을 쓰고 자신의 기록을 가르키며 기뻐하고 있다. 베를린 | AP연합뉴스



마라톤 2시간의 꿈이 정말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세계 마라톤은 빠르게 기록을 단축해 나가는데 한국 마라톤은 갈수록 뒷걸음질 치고 있다.

케냐의 ‘철각’ 엘리우드 킵초게(38)가 4년 전 자신의 기록을 넘어 또 한번 남자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킵초게는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2 베를린 마라톤에서 42.195㎞를 2시간01분09초에 완주했다. 자신이 2018년 같은 대회에서 작성한 2시간01분39초를 30초 앞당긴 세계신기록이다. 2위는 2시간05분58초에 달린 마크 코리르(37·케냐)가 차지했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티지스트 아세파(26·에티오피아)가 2시간15분37초로 정상에 올랐다. 아세파는 개인 최고 기록을 2시간34분01초에서 18분24초나 줄였다.

기록의 산실인 베를린 마라톤에서 사상 첫 2시간 이내의 기록이 나올 뻔했다. 이날 킵초게는 10㎞를 28분23초에 달리고, 레이스의 절반(21.0975㎞)을 59분51초에 달려 ‘2시간대 돌파’의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30㎞를 1시간25분40초에 달려 ‘서브 2’(2시간 이내에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의 기대감은 줄어들었다. 마라톤의 꿈으로 여기는 2시간 돌파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킵초게는 30대 후반에도 다시 한번 세계기록을 세우며 변함없는 건재를 과시했다.

경기 뒤 킵초게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다리와 몸은 아직 젊다”며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이다. 내 마음은 아직 젊고 신선하다. 2시간 벽을 깨지는 못했지만, 세계신기록을 세워 기쁘다. 이제 목표는 내 기록을 1분10초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킵초게는 역대 최고의 마라토너로 꼽힌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에서 올림픽 마라톤 2연패를 달성했고, 세계육상연맹이 ‘메이저 마라톤’으로 구분하는 주요 대회에서 8차례나 우승(베를린 3회, 런던 4회, 시카고 1회)했다.

킵초게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후원을 받으며 ‘인류 최초 2시간대 돌파’에 도전하고 있다. 2019년 10월 12일 오스트리아 빈 프라터 파크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1시간59분40.2초에 달렸다.

세계육상연맹이 인정하는 공식 마라톤 대회는 아니었고, 총 41명의 페이스메이커를 동원하는 등 규정도 따르지 않아서 공식 세계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세계 마라톤은 스피드 경쟁을 펼치며 갈수록 기록을 단축해 나가고 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중심이 돼 경쟁을 펼치며 기록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도 세계 마라톤에서 입지를 계속 다지고 있다. 이날 켄야 소노타(2시간7분14초) 등 3명이나 2시간7분대의 기록을 내며 톱10에 올랐다.

반면 한국 마라톤은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봉주가 2000년에 작성한 2시간7분20초의 한국신기록이 22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최근 10년간 2시간10분대 이내의 기록은 귀화선수 오주한(청양군청) 외에는 없다. 선수층은 얇고 기술 향상을 위한 투자도 선수들의 각성도 없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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