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쌀값 1년 새 25% 폭락에 '급한 불' 끄기..1조 들여 신곡·구곡 매입..총 90만 t 시장 격리
정부가 25일 총 1조원을 투입해 쌀 45만t을 사들이기로 한 것은 쌀값이 1년 새 25% 떨어지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하락해 지난 15일 기준 20㎏당 4만725원까지 떨어졌다. 1년 전 5만4228원과 비교하면 24.9%가 하락한 것인데, 이는 1977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폭 하락이다. 쌀 소비량이 좀처럼 늘지 않는 상황이어서 정부가 쌀을 시장에서 격리해 공급을 줄이는 방법 외에는 쌀값을 조절할 방법이 없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파악된 잉여 쌀 물량은 10만t, 올해 초과 생산이 예상되는 쌀 물량은 25만t가량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둘을 합친 양보다 10만t 많은 물량을 수매해 시장에서 격리키로 한 것이다.
정부가 신곡과 구곡을 함께 매입하는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역대 두 번째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작황과 신곡 수요량, 민간의 재고, 수확기 쌀값 안정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에 충분한 물량”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수매에 잠정 1조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매 물량과 별개로 정부가 확보한 공공비축미는 지난해보다 10만t 증가한 45만t으로 파악됐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수확기에 총 90만t의 쌀이 시장에서 격리되는 것이다.
이는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의 23.3%에 해당한다. 이 역시 2005년 공공비축제도 이후 최대치다. 통상 수확기 시장에서 격리되는 양곡 비율은 8.3∼18.1% 수준이었다.
정부는 우선 구곡에 대해 수매 수요조사를 거친 뒤 매입 계획을 수립해 다음달 20일 실제 쌀 매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구곡은 앞선 시장격리 사례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매입하고 신곡은 오는 12월25일 가격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지금 방식과 가장 비슷하게 시장격리를 했던 2017년 같은 경우 수확기 격리 전에 비해 가격이 13∼18% 올랐다”며 “올해 같은 경우에도 그 정도가 상승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이날 정부의 쌀값 안정화 대책을 검토한 뒤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26일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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