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공시가격 문제투성".. 국토부에 공문 보낸 서울시

김남석 2022. 9. 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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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현행 공시가격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현행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공식 건의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각종 부동산세의 기초가 되는 가격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엉터리 산정으로 과세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25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가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신뢰성 제고 방안 관련 제안' 공문을 국토부에 공식 발송했다. 이 공문에서 서울시는 "주택공시가격의 현실화 수준 및 형평성 분석(비율연구)을 수행한 결과 서울시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간의 현실화율 격차가 크고, 가격 수준별, 자치구별 형평성이 고르게 유지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공시가격의 성과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검증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시행한 연구가 다른 지자체에서도 정기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시가 공문에 첨부한 연구 보고서는 2021년 서울시 주택 실거래가 신고 가격과 해당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매칭하고, 여기에 비율연구를 실시해 공시가격이 실거래가격에 얼마나 접근하고 있는지, 또 공평하게 산정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공시가격의 수평적 형평성은 분산계수(COD), 수직적 형평성은 가격관련미분계수(PRD)를 각각 활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0.97%, 단독주택은 47.67%로 13.3%포인트 차이가 발생해 주택 유형에 따른 공시가격 불균형이 초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 전체 COD는 11.23으로 적정 수준 범위(5~15)에 있었지만, 가격 수준별로는 4.81~13.44, 자치구별로는 9.35~15.11의 분포를 보여 수평적인 형평성 수준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OD 값은 작을수록 수평적 형평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5 미만이면 수평적 형평성이 바람직한 상태이고, 15 이상이면 형평성이 낮아 문제가 있는 상태로 해석한다. 공동주택의 경우 유형별 COD는 아파트가 9.11로 가장 낮았고, 다세대주택이 13.48, 연립주택이 15.0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독주택의 COD는 18.06, 다가구주택은 14.35로 조사돼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 보면 용산구의 COD가 15.12로 유일하게 15를 넘겨 비슷한 가격대의 공동주택이라도 공시가격이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곳은 동대문구로 9.36이었다.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동과 방향이 다른 경우에도 같은 층의 공시가격을 같게 일괄 책정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확인됐다. 은평구 불광동 불광 롯데캐슬 84.99㎡는 101동 15층과 107동 17층의 공시가격이 같았으나 지난해 실거래가격은 각각 10억7000만원과 11억9000만원으로 1억2000만원의 차이가 났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공시가격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이번 시행한 비율연구가 다른 지자체에서도 정기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문 말미에는 "귀 부(국토부)에서 주관하는 부동산가격공시제도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는 문구도 담겼다. 지자체가 자체 연구 보고서를 중앙 부처에 보내면서 '유용하게 활용하라'고 훈계하듯 제안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서울시는 현행 공시가격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공시가격 성과를 주기적으로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며, 공시가격의 정확성과 형평성 제고를 위한 자치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토부가 공시가격 관련 자료를 적극저긍로 공개하고 시·도에 공시가격 검증센터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정부 역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 취임 이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정·보완 및 공시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국토부는 오는 11월 새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김남석기자 k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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