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프로젝트]면역 세포의 공격 '루푸스'

김동희 기자 2022. 9. 2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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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푸스
면역 체계 기능의 이상 '자가면역질환'
양쪽 볼과 콧잔등에 '나비 발진' 증상
자외선 강한 한낮의 햇빛 차단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루푸스는 우리 몸의 여러 장기에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질환이다. 정확한 병명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인데 줄여서 루푸스라고 부른다. 이 병은 외부에서 침입한 균을 물리치는 역할을 하는 면역 체계 기능의 이상이 생겨 자기 몸을 스스로 파괴시키는 자가 면역 질환 중 하나다. 루푸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발생률이 8-10배 높고, 30세 전후 여성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푸스는 우리 몸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데 예를 들면 열, 탈모증, 피부 발진, 관절염, 빈혈, 혈소판의 감소를 보이고, 주요 장기인 신장, 폐, 심장, 뇌 등에도 염증을 일으켜 단백뇨, 간질 발작, 정신병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루푸스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서, 면역기능이 과도하게 증가돼 있고 신체 조직에 대한 비정상적인 자가 항체가 많이 만들어지는 특징이 있다. 루푸스의 정확한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선천적인 소인, 환경적 요인, 호르몬의 영향 등이 관계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루푸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증상=환자의 약 15%에서는 주로 피부 증상만을 보이는 경한 질환으로 머물기도 하지만 나머지는 전신적인 증상을 보이며, 일부는 목숨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태로 진행하기도 한다.

루푸스로 인해 다음 몇 가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흔한 증세로는 열, 피로감, 체중 감소, 관절통, 안면부의 붉은 발진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탈모증, 찬물에 노출 시 손, 발끝이 하얗게 혹은 파랗게 변하는 증세, 입안의 반복되는 궤양, 심호흡할 때 생기는 가슴 통증, 복통, 간질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중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피부발진으로 특히 양쪽 볼과 콧잔등에 붉은색 발진이 생겨 마치 나비 모양과 같다 하여 '나비 발진'이라고도 한다.

◇진단=루푸스는 다양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고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따라서 루푸스의 진단과 치료에 경험이 많은 류마티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조기에 일찍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루푸스의 진단에 특징적인 검사 소견이 몇 가지 있다. 환자의 혈액에서 항핵항체는 대부분 검출되며 이 외에 다른 자가 항체와 '보체'라는 단백 물질은 치료 경과의 추적에 이용된다. 일반적인 검사에서는 빈혈,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가 보일 수 있고, 루푸스 신장염이 발병한 경우에는 단백뇨와 혈뇨가 보일 수 있다.

루푸스 환자는 가능하면 자외선이 많은 한낮의 강한 햇빛을 피하는 것이 좋고, 부득이 야외 활동을 하게 될 경우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30 이상인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과로와 스트레스는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력의 약화를 예방하고 피로를 막아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치료=루푸스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의 심한 정도와 주요 장기인 신장, 폐, 심장, 뇌 등의 이환 여부에 따라서 치료의 약제와 강도가 결정된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려서 적절하게 치료하면 그 치료 효과가 훨씬 좋게 나타나게 된다. 또한 꾸준한 경과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는 류마티스 전문의와 정기적으로 상담하고 병의 경과와 사용하는 약물의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과 소변검사, 방사선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받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찾아 나가게 된다.

과거에는 루푸스가 심하고 치료가 잘 안되는 병으로 알려졌으나 요즘은 올바른 진단과 함께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치료 결과가 이전보다 훨씬 좋아져서 실제 루푸스 진단 10년 후에 생존율이 90% 이상에 이른다. 그러므로 전문의의 정기적인 검진과 적절한 약물 치료를 하게 되면 정상인의 삶을 누릴 수 있다. 도움말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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