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또 '친일 논란'..덕수궁서 버젓이 日 순사 옷 대여

박상길 2022. 9. 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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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3∼24일 진행한 '정동야행' 행사에서 일본 천황과 헌병 의상을 대여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또다시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시가 개최한 덕수궁 '정동야행' 행사에서 일본 순사와 헌병대의 옷을 대여해주는 역사 체험이 진행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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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4일 열린 서울시 정동야행 행사에서 일본 천왕·헌병 의상 등이 전시된 모습.<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캡처>

서울시가 23∼24일 진행한 '정동야행' 행사에서 일본 천황과 헌병 의상을 대여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또다시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 개화기의 여러 의상을 유료로 빌려 입고 정동을 돌아보게 하는 '정동환복소'가 설치됐다. 대한제국 황제복, 대한제국 군복, 한복, 남녀교복 춘추복 등을 대여했는데 이 가운데 일왕과 일제 강점기 때 일본 헌병의 옷이 포함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대한제국 근대 역사·문화를 주제로 하는 행사에서 일제 강점기의 일본 제복을 전시하고 대여까지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행사가 열린 정동에 위치한 덕수궁 중명전은 1905년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을사늑약이 체결된 장소라는 점에서 논란은 더 커졌다.

대여 안내문에도 '일왕' 대신 '일본 천황'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서울시는 논란이 되자 25일 "행사를 진행한 용역업체가 정동환복소 운영업체와 사전 협의를 거쳐 승인된 의상을 대여하도록 했지만 운영업체가 시의 승인을 받지 않고서 현장에서 임의로 문제의 의상을 비치·대여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그러면서 "행사장 내 관리 감독을 통해 부적정한 부분을 조치해야 했으나 일부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 행사 대행업체의 계약 위반 사항에 대해 법적 책임을 강력하게 물을 계획"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해 "친일 잔치로 서울의 역사에 일본의 색깔을 입히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시가 개최한 덕수궁 '정동야행' 행사에서 일본 순사와 헌병대의 옷을 대여해주는 역사 체험이 진행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광화문광장의 변천 과정을 담은 포스터에 조선총독부 건물과 일장기가 연상되는 붉은 원이 포함돼 논란이 된 것이 불과 한 달 전이다. 시민이 낸 세금을 친일 잔치를 위해 쓰고 있다면 오 시장은 친일적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서울시 행사의 결정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서울시민 앞에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달 재개장한 광화문광장 앞 버스정류장에 조선총독부와 일장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포함된 작품이 설치돼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는 작품의 의도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 생긴 오해라고 해명하면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작품을 바로 철거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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